[천년비상] 부산 사나이들의 절박한 도전

전주/서호민 2022. 8.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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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전주/서호민 기자] 부산 사나이들의 투혼이 눈물겹다.

13일 전라북도 전주시 전주고체육관, 전주기전중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천년비상 전라북도 생활체육 농구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14팀이 참가해 이틀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블랙라벨스포츠, 카이져스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동호회 농구클럽이 한 데 모여 각자의 실력을 겨루고 있다.

화끈함 하나는 최고인 부산 팀들도 이번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전주까지 한 걸음에 달려왔다. 빌로우X공조도 그중 하나다. 에이젝, 클린샷 등 부산에서 활동하는 많은 동호회 농구 팀이 있지만 빌로우X공조도 전통 있는 동호회 농구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연고지역인 부산, 경남은 물론 멀리는 수도권, 강원도까지 전국 단위 생활체육 농구대회에 잇따라 참가할 만큼 농구에 무한한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빌로우X공조는 이번 제1회 천년비상 전라북도 생활체육 농구대회에도 호기롭게 도전장을 냈다.

팀의 에이스 정재훈이 첫날 결장하며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경기장에서 만난 빌로우X공조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첫 경기부터 ‘우승 0순위’ 블랙라벨스포츠를 상대해야 했던 빌로우.

비록 어쩔 수 없는 전력 차로 인해 블랙라벨스포츠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패배자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의 경기력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후반 뒷심에서 밀리며 승기를 내주긴 했지만, 외곽포 퍼레이드에 이은 탄탄한 수비조직력은 경기장에 모인 관계자들과 타 팀 선수들을 열광시켰다.

결과적으로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 들고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지만, 빌로우X공조의 경기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팽팽한 접전에 격렬한 몸싸움이 펼쳐진만큼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다. 3쿼터 중반, 팀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는 손희영이 다리 부상으로 쓰러진 것.

속공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쓰러진 손희영은 코트 바닥에 쓰러진 채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장내가 떠나갈 듯 고성을 지르며 큰 고통을 호소한 그는 약 15분여간 코트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다.

동호회 팀원들과 추억을 쌓을 겸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손희영은 부상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떠안으며 쓸쓸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기 종료 후 병원으로 실려간 그는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빌로우X공조는 하필 손희영이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1점 리드하고 있었는데, 궂은일을 담당하는 그가 빠지자 팀이 흔들렸고 끝내 경기는 뒤집히고 말았다. 물론 그가 있었더라도 빌로우X공조가 그대로 리드를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들에게는 분명 아쉬움으로 남았다. 

 

빌로우X공조의 조윤탁은 초반 리드를 계속 이어가지 못해 아쉽다. 경험적인 부분에서 차이도 있었고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면에서도 상대에게 밀렸다라며, “결정적으로는 수비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본다. 후반에 스크린에 걸린 뒤 3점슛을 2방 맞은게 타격이 컸다. 수비 미스가 있었는데 블랙라벨 빅맨들의 스크린은 마치 벽과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단단했다라고 승부처를 돌아봤다.

 

이유야 어찌됐든 손희영의 부상은 팀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을 이어간 조윤탁은 “(손)희영이 형이 저희 팀에서 수비와 궂은일을 주로 맡고 있어서 데미지가 크다. 희영이 형 본인도 경기 결과를 보고 왜 졌냐고 많이 아쉬워하더라. 동료들도 다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더 절박함을 안고 내일 있을 토너먼트에 임하려고 한다라고 토너먼트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갖은 악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빌로우X공조는 지고 싶지 않은, 승부욕이 강한 부산 사나이다웠다. 그들은 반드시 부산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후회없는 일전을 예고하면서 말이다.

 

끝으로 조윤탁은 저희와 같이 타 지역에서 온 팀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마음가짐은 항상 똑같다. 끝까지 후회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부산 팀들만의 끈적끈적한 특유의 색깔이 있다. 지더라도 끝까지 수비 열심히 하고 찬스 때 슛 던지고, 상대 팀들로 하여금 이런 팀도 있다라는 느낌이 들게끔 저희 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정수정 인터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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