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과 립스틱..'오픈런' 줄어도 이것은 남았다 [홍키자의 빅테크]
[홍키자의 빅테크] 유통업계의 2분기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모두 '맑음'입니다. 하루이틀 차로 결과를 발표한 회사들은 발표 직전 예상 실적을 묻자 "실적이 잘 나왔는데, 옆집도 잘 나왔지 않으냐"고 답합니다. 모두가 호실적을 예상했고, 실제로도 좋았습니다.
유통 기업 실적은 정확히 우리 삶을 반영합니다. 코로나19로 바깥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백화점 등 오프라인 기업들 매출이 줄어듭니다. 대신 온라인 이커머스 기업들 매출은 늘어나고요. 밖에 나갈 일이 없어지자,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뚝 떨어집니다. 대신 집 안에서의 리빙 관련 매출이 늘어나죠.
감염병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만들자, 해외여행 경비 수준의 고가 제품인 명품 소비가 역설적으로 늘어납니다. 유통 기업의 실적에는 우리 삶을 구성하는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유통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이 엿보입니다.
올해 2분기 유통업계가 받아든 '맑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또 들어 있는 걸까요?
유통 3사 모두 나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라는 예감은 전혀 없었죠.
백화점 업계 전부 골고루 성장할 수 있었던 키는 역시 '명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깥활동을 위해 옷을 사는 사람이 많아짐을 반영하듯 대중 패션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도 눈에 띄죠. 신세계백화점은 여성패션·남성패션에서 34%가량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카테고리에서 평균 18%씩 매출 신장률을 보였습니다.
스포츠·아웃도어 매출이 늘어난 지점을 봐도 "리오프닝이 본격화됐다"가 실감이 납니다. 신세계백화점의 2분기 아웃도어 매출 신장세는 43.6%로 명품의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남성스포츠에서 두 자릿수 매출 신장세를 보였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곧바로 뷰티 용품을 산 사람도 많았죠. 그동안 집 안에 주로 있었고, 야외에 나가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했으니 뷰티용품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었죠. 이제 야외에서는 더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니, 다시 꾸밀 필요가 생겼다는 겁니다.
현대백화점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카테고리의 네 번째에 '뷰티'가 차지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여성패션(17.1%)과 남성패션(19.1%), 스포츠(20.9%), 뷰티(14.4%) 등 대중 장르가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죠. 이들 대중 장르는 기존에 백화점 불패 신화를 가져온 명품보다 더 높은 마진을 보여왔거든요.
이 같은 트렌드는 롯데쇼핑의 연결 자회사인 롯데컬처웍스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롯데시네마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2분기 1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6% 신장한 매출을 달성했고요. 영업이익도 105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2020년 이후 죽쑤던 사업이었는데, 이 정도면 리오프닝 수혜를 제대로 입은거죠.
오프라인에 기반한 이들 유통 기업들의 하반기 전망은 어떨까요? 보통 백화점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를 더 특수라고 여깁니다. 추석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죽 이어지는 하반기에 매출 상승이 이뤄지거든요. 중간에 블랙프라이데이도 있고요. 오는 추석 명절부터 어떻게 장사를 해내느냐가 이들 기업 실적의 성패를 가릅니다. 백화점 3사는 이미 이달 초부터 일찌감치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에도 2분기와 유사하게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부분은 좀 지켜봐야 할 대목이긴 합니다.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유통,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매주 만날 수 있습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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