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겪고도..가습기용 오일, 환경부 안전 인증 '전무'

이자연 기자 입력 2022. 8. 13. 19:10 수정 2022. 8. 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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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연속 보도하고 있는 저희 탐사보도팀이 시중에 파는 가습기용 아로마오일을 전부 조사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이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폐로 들어가면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데, 환경부는 인제야 조사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넷으로 구매한 아로마 오일입니다.

'가습기용'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습기에 물을 약간 담고 오일을 떨어뜨려 쓰라는 설명입니다.

뜨거운 물에 섞어 수증기를 들이마시라고도 안내합니다.

"비염 때문에 가습기에 사용하고 있는데 좋다"는 등 사용 후기 수십 개가 달렸습니다.

아예 가습기와 오일을 묶어 팔기도 합니다.

분사력이 뛰어나다면서 신생아용으로 사용하라고 광고합니다.

모두 안전 기준을 통과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신고번호를 찾아보니, 비분사형 방향제라고 등록돼 있습니다.

호흡기로 들이마시는 용도가 아니란 뜻입니다.

이런 가습기용 향료들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안전성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흡입 독성 시험과 동물 실험도 거쳐야 합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후 호흡기로 들어가는 제품은 더욱 엄격한 승인 절차를 밟도록 법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액은 같다고 하더라도, 가습기용으로 하게 되면 이건 승인을 꼭 받아야 되는 거죠. 그렇게 해서(방향제로 신고하고 가습기용으로) 표시 광고하는 건 불법 제품이고.]

그렇다면 현재 실태는 어떨까.

주요 포털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가습기용 오일' 200여 개를 전부 조사해봤습니다.

일반 방향제로 신고했거나, 아예 신고번호를 적지도 않은 것도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법이 바뀐 후 업체들에 공문을 보냈지만 불법 제품이 계속 판매되고 있어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탐사보도팀 취재 결과, '가습기용 향료 및 오일'로 환경부 승인을 받은 제품은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물에 아로마 오일을 섞어서 넣으면 안개처럼 뿜어낸다며 '아로마 디퓨저'라 불리는 제품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습니다.

초음파 가습기와 같은 원리지만 법적으로 가습기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첨가 오일이 '비분사형 방향제'로 신고됐어도 단속할 수 없습니다.

시중의 판매점을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이 제품(오일)이 사람 몸에 해롭지 않다고 검증을 받은 거여서.]

또 다른 곳에선 가습기에 넣어도 된다고 안내합니다.

[저거(초음파 디퓨저)에 넣어서 쓰거나 아니면 가습기에 넣어서 쓰는. {이건 흡입이 되는 오일이에요?} 예 천연 오일이거든요.]

환경부는 취재가 시작되자 "이런 디퓨저로 뿜어낸 오일을 흡입해도 안전한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VJ : 최준호 / 인턴기자 : 나한아·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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