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280km 질주"..국내 첫 전기차 포뮬러 대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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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이이이이."
얼마 전만 해도 시속 30㎞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도로가 순식간에 평균 시속 110㎞를 달리는 차량의 전용도로가 됐다.
이마저도 이날 비가 오면서 줄어든 수치로, 대회 전체 평균 속도는 130㎞/h다.
전기차는 속도를 빨리 낼수록 배터리 소모가 심한데 중간에 배터리 교체가 규정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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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이이이이."
13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인근 올림픽로에서는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잠실운동장 진입로에서 최고 속도 280㎞/h의 전기차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하면서 전기 모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 오는 날에도 우산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경주차가 지나갈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과 경기장을 함께 찾은 홍승화(41)씨는 "오프라인으로 이런 자동차대회를 도심에서 하는 것이 흔하지 않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전기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의 올해 마지막 대회(15라운드·16라운드)가 이날 한국 최초로 서울에서 열렸다. 포뮬러E는 소음과 매연이 적은 전기차의 이점을 활용해 세계 주요 도시의 일반 도로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올림픽로와 운동장 진입로에 경기장까지 경주로(2760m)가 됐다.
선수들이 약 2.7㎞를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날 기준 1분26~35초대. 얼마 전만 해도 시속 30㎞ 이하를 유지해야 하는 도로가 순식간에 평균 시속 110㎞를 달리는 차량의 전용도로가 됐다. 이마저도 이날 비가 오면서 줄어든 수치로, 대회 전체 평균 속도는 130㎞/h다.
보다 빠른 속도로 꾸불꾸불한 길을 주파하기 위해 차들은 벽에 한 뼘의 거리를 두고 붙어갔다. 예선에서는 비가 와 노면이 젖으면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도 나왔지만, 더 빨리 질주하려는 레이서들의 마음을 꺾지는 못했다. 결국 본선 도중 차량 8대가 연쇄 충돌하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레드플래그'가 발생했고, 차량 6대가 포기를 결정했다.
포뮬러E는 모든 팀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메르세데스-벤츠·포르쉐·재규어 등 총 11개 팀 모두 공식 경주차인 '젠2'를 써야 한다. 차체는 물론, 타이어와 배터리까지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며 파워트레인의 인버터·변속기·서스펜션만 바꿀 수 있다. 젠2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2.8초, 최고 속도는 280㎞/h에 달한다.
45분 넘도록 치러지는 본선 레이스에서는 배터리 관리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기차는 속도를 빨리 낼수록 배터리 소모가 심한데 중간에 배터리 교체가 규정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경기 중계에서 배터리 잔량을 계속 보여주는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포르쉐 관계자는 "52KW의 배터리를 전량 소진해야 한다"며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배터리 0%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선 종료 15분을 남기고 차들의 배터리 잔량은 30~40%, 5분 전에는 20%, 마지막 바퀴에는 10% 이하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랩타임도 초반 1분35초대에서, 마지막에 가서는 1분25초대로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15라운드에서 총 9대 차량이 사고 등의 이유로 경기를 도중 중단한 가운데 1위는 초장부터 치고 나간 재규어 TC레이싱 소속의 미치 에반스 선수가 차지했다. 포디엄에 오르기 위해 에반스 선수가 경기장을 찾자 환호성이 이어졌다. 경기도 광주에서 온 직장인 노재석(27)씨는 "포뮬라1이 예전에 한국에서는 흥행이 잘 안돼 안타까웠는데 포뮬라E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연다니까 궁금해서 왔다"며 "레이싱 대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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