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 대통령 리더십 위기..만날 이유 없다" [일문일답]
"윤 대통령 리더십에 위기 왔다"
"주호영 만나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이후 36일 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13일 오후 정장 차림으로 국회를 찾은 이 대표는 1시간 넘게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 국민의힘을 향해 작심한 듯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은 뒤, 자리를 옮겨 30분 넘게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만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윤 대통령과 만날 이유도 없을 뿐더라, 대통령과 풀 것이 없다"고 했다.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제안한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도 '만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자회견 중 눈물을 보였는데. 어떤 의미인가.
"말씀드린 내용에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분노의 의미가 가장 크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저는 지방을 돌면서 당원을 만난 것 밖에 없고, 조용히 책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더만 결국에는 비상상황을 선포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고, 어디까지 지적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리더십의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원에서 가처분 기각될 경우, 향후 행보는.
"가처분이 기각된다고 한다면 그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당에서 김앤장 출신의 변호사에게 수임을 맡겨서 지금 대응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당에서도 어려운 법리적 다툼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일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각이 된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인가.
"명쾌하게 말씀드렸다. 보통은 어느 정권이나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7월 초를 기점으로 해서 정당의 지지율보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낮다는 건 (대통령의) 리더십에 위기에 왔다는 것을 해석적으로 볼 수 있다. 지표상 함의는 명확하다고 본다."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신당 창당시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 신당 창당 의향 있나.
"다른 여론조사를 보면 유승민 전 의원도 당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고, 저도 외람되지만 이런 집단 린치를 당하는 상황 속에서도 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계신 당원과 지지자들이 많다고 파악된다. 오히려 윤핵관과 윤핵과 호소인들의 표를 다 합치면 10%도 채 안되는 결과도 종종 나오는 것 같다. 민심과 당심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한 많은 만행들은 결국에는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선거 과정에서 '그 새X' 말했다는 사람이 윤 대통령이 맞나.
"저도 선거 과정 중에서 언론인들에게 아주 빈번하게 들었던 얘기다. 실제로 그 자리에 배석했던 한 의원님이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때 이미 그런 말을 선거 때부터 들은 것부터 마음이 아려왔다. (참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당후사'였다."
-윤핵관을 지칭하면서 공개적으로 이름을 거론한 이유, '호소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저는 윤핵관이라고 하는 분들과 그 호소인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누가 조금더 실질적 행동을 했는지의 문제이지 다들 가고 싶은 방향은 비슷할 것이다. 이름을 이야기한 것은 제가 새로운 이름을 공개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윤핵관이나 윤핵관이 되고 싶은 사람들, 최근에 자기가 윤핵관이 되어서 너무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 그런 호소인들까지 언론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냥 오피셜하게 나왓다는 정도 뿐이지, 우리 국민들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윤핵관의 행동이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게 움직였다고 보나.
"이제 제가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대선 때 저는 그게 아니라고 줄곳 이야기했고, 지선 때도 '그게 아니길 바란다, 그게 사실이라면 우린 당걱정이 아니라 나라 걱정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제가 여러 말을 보태지 않아도 지난 노출되었던 메시지는 많은 함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 팔았다고 말한 의미, 그리고 대통령을 만나서 북한방송 개방을 말한 시점은 언제인지,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는가.
"저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따르면 저는 6월 12일에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대통령실이 그렇다고 하지만 저는 거기에 대해서 별말을 붙이지 않겠다. 하지만 저는 그와 상반되게 제 기억으로는 대통령에게 독대를 통해 가지고 그런 내용을 전달한적 있다."
-대통령이 그때 뭐라고 했는가.
"그런 것까지 제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전당대회 출마 의향이 있나.
"내년에 전대가 열리는 것에 대해 가지고 저는 원래 내년 6월에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아마 한 12월쯤에 후보 공고를 내서 절묘하게 이준석이 참여하기 어려운 시점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법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럴 바에 빨리 치러버리시라.
-윤핵관들이 왜 '이 대표 물러나라'고 주장한다고 보나.
"당대표를 하면서 제가 조직적 저항에 몇번 부딪친 적이 있다. 가장 아마 큰 저항은 PPAT였다. '공직 후보자기초 자격시험'을 도입하겠다는말이 나온 뒤에 굉장히 큰 저항이 있었고, 이것이 실제 시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국회의원들에게도 확대될 수 있다는 여론이 생기면서 더 큰 저항이 생겼다. 아마 공천 제도가 PPAT와 경선주의가 결합된 형태로 가게 되면은 우려가 생기는 분들이 조금 있는 것으로 안다. PPAT 시험을 보고 나서도 그 윤핵관 호소인 일부가 지방단에서 비례대표 점수 미달자들의 공천을 시도하려다가 저와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자기를 위해서 오랫동안 당에서 가방을 들고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줘야하는데 그것을 막아 세우는것이 그들에게는 부도의 위기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통령과 앞으로 어떻게 관계 설정 하실 생각인가.
"제가 오늘 대통령에 대해서 거센 말을 쏟아냈다고 하는데 몇가지 사실 관계를 이야기한 것 밖에 없다. 대통령실에선 대통령은 저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고 저는 대통령에게 독대를 통해 정책을 진언 드린 바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저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 해서 그런 모욕을 안겨주려고 했는데, 사실 관계를 밝히는게 뭐가 문제인가. 그때 누가 '대통령도 사람이다'라고 말하더라.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문해야하지 않나. 대통령만 사람이냐. 저도 할 말은 하겠다. 사실관계에 대해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개인적으로 인품이 훌륭한 분이이라고 항상 주변에 이야기를 한다. 무엇보다 주호영 대표께는 항상 예의를 갖춰서 대우를 한다. 그런데 지금 주호영 대표께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것을 듣지 않는 것이 그리고 저도 어떤 말씀을 드리지 않는 편이 주호영 대표께도 저에게도 낫겠다는 판단하고 있다. 이 사태에 있어서 주호영 대표는 어떤 책임도 없다. 앞으로 적어도 우리 당내에서 주호영 대표한테 등 떠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표현 하면 당의 지지율 급락 상황이 계속 이어지지 않나.
"양비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사태는 명백하게 윤핵관이 일으켰다. 저는 지방 돌면서 당원들 만나고 있었는데, 거기서 최소한의 제가 할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쌍방 논란으로 가져가는 건 옳지 못하다. 정말 비열한 논리이지만 지금 윤핵관 어느 누구도 자기 가족이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한다면 '선당후사'라는 소리 안하고 있을 것이다. 자기 가족이 당이 아니라 회사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면 뒤집어 엎어놨을 분들이다."
-언급한 '윤핵관의 희생양'에 윤 대통령도 포함되는 건가.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머리 속에 '삼성가노'라는 단어가 떠오르긴 하는데 그 이상 해석은 하지 않겠다."
-직접 윤 대통령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은.
"작년 12월과 1월에 김종인과 이준석이 선대위를 헤집어 놓치 않았으면 과연 윤석열 정부 탄생했겠느냐. 그때 혼란과 난맥상을 봤던 분들이라면 그때 그런 진짜 정치적 생명을 걸고 다투는 과정이 없다고 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아마 젊은 세대가 바라보는 관점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핵관들을 도려내고, 전격적인 인적쇄신을 하고, 우리가 공약했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지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때 대한민국이 잘 될 것인지. 아니면 이준석이 산사에 들어가서 조용히 있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이준석이 사라지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중요한지, 아니면 국정 기조가 바뀌고 문제되는 인사들이 사라지는 것이 중요한지는 아마 여론조사 하면 8대 2 결과가 나올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나.
"저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는 하면서 직무대행은 그만둔다'고 한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당이 희화화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상황을 사고로 규정한 다음에 한 3주쯤 있다가 갑자기 권성동 원내대표 본인이 주도해 의원총회를 열어서 비상상황을 주도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그 3주간 있었던 것 중 특이할만 하다고 한 것은 텔레그램 노출밖에 없다. 그 부분에 대해 아직까지도 저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인적 쇄신을 강조했는데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 대통령실까지도 포함되나.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은 제가 불출마선언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조그만 장원이라 표현했던 우세 지역구에서 나와서 수도권에 출마해야 한다. 지금은 아무리봐도 지금은 국정을 담당할 정도의 핵심 관계자가 되기에는 그들의 귀는 한쪽만의 목소리만 듣고있고 입도 그들의 얘기만 하고 있다."
"아까 제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말에 다소 우회적으로 얘기한 이유는, 대통령과 저의 문제는 상당 부분 오해에서 기인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저 사이에 중간에 전달하고 상황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사심 가득한 행동을 했기 떄문에 벌어진 사태라는 것도 알고 있다. 대통령과 제 사이에서 오가는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경우도 많았다. 대통령과 제 사이에서 많은 정보를 왜곡해 전달하는 사람들 있고 이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께 오해에 따른 간극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이번에 텔레그램 유출은 그래서 제게는 다소 특이한 경험이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신념은.
"누가 여러 기회에 말씀드렸지만 적어도 저는 졍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국민이 자유를 누리길 바란다. 자유는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다. 우리 당은 결코 자유주의적이고 개방된 정당으로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햇다는 것을 오늘 체감한다. 지금도 우리당에는 많은 모순이 있다."
-윤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세지를 보고 특이한 경험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우선 전 체리따봉을 못 받아봤다. 단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많은 국민들이 표를 던지면서 상상했던 대통령의 모습이 겹쳐지는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저는 도어스테핑를 하면서 대통령이 하셨던 말씀들 다 진실이었을거라 생각했고, 대통령 때문에 굉장히 당 혼란 속에서도 절제된 표현과 절제된 입장 계속 보이셨구나 하는 인식을 가졌다. 그런데 아무리 사적인 텔레그램이라고 해도 이면에 좀 다른 생각들이 있으셨구나 생각을 하게돼서 특이하게 생각했다."
-가처분 심문 예정인 17일 이후 경찰 조사가 남아있다.
"저를 수사할 것으로 예정돼있던 서울청 반부패수사대에 인사가 났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서울청에서 최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제 사건을 콕 집어서 뭐 압수수색부터 해서 여러가지 이야기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김 청장은 기자간담회를하면서 뜬금없이 저에 대해 뜬금없이 뇌물죄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이야기를 했다. 전 한번도 국가에서 돈 받아본적 없다. 뇌물죄 대상도 아닌데 도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수사를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저는 경찰의 어떤 수사방향에 대해 우려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경찰국 신설부터 불거진 경찰과 정권과의 다소간 긴장 관계 속에서 저에 대한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정치적 함의 발견하길 기대한다."
-만약 윤 대통령이 먼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는가. 먼저 오해 풀자고 제안할 생각이있는지.
"답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을뿐더러 대통령과 풀 것이 없다. 예전에 대통실령에서 텔레그램 문자에 대해서 이 대표가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고 해서 저는 정확하게 말했다. 오해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들었으니 오해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대통령실에서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인지 명확하게 알았기 때문에 더이상 그런 자질구레한 사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생각이 없다. 제가 진언을, 국민으로서 자유로운 제안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하겠지만 그걸 받아들일지는 아닐지는 철저하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 책임도 오롯이 대통령실과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도 있는 것이고, 이미 텔레그램 문자 이후에 제 권한은 상실됐다. 그래서 저에게 책임없다."
-오늘 대통령과 윤핵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다했다고 보면 되나.
"그럼 책을 왜 쓰겠나. 제가."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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