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눈물의 62분'.."나더러 이XX, 저XX 하는 사람 대통령 만드려고.."

고기정 2022. 8. 13. 17: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대통령·윤핵관 저격하며 중간중간 눈물 흘리기도
"윤핵관,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 선언하라"
"통일부 업무보고, 대통령 만나"..독대 일부 폭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6일 만에 공식 석상에 올랐습니다.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한 이 대표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집중호우가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으로 생각해 (오늘로 기자회견) 날짜를 정했다"며 작심한 듯 25분간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에 대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중간중간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권성동·장제원 등 '윤핵관' 실명 언급…"열세지역 출마 선언하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는 대표 '윤핵관'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이철규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는 김정재, 박수영 의원의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 승리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 또는 수도권 열세 지역 출마를 선언하십시오"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하면 절대 오세훈과 붙겠다고 결심했던 정세균, 황교안과 맞붙을 결단을 했던 이낙연을 넘어설 수 없다"며 "여러분은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비꼬기도 했습니다.

尹 '내부총질' 문자 비판 이어 '통일부 업무보고' 폭로
또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거침없는 폭로도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그는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며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었다"고 허탈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그 표현 자체에서는 큰 상처를 받지 않았다"며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돌아봤습니다.

또한 통일부 업무보고를 거론하며, "공교롭게도 대통령실의 발표로는 대통령은 저를 만나시지 않았지만 저는 대통령께 북한방송 개방에 대한 진언을 독대해서 한 바가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이 당시 회동 자체에 대해 확인하지 않으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당시 비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독대한 것이 맞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이어 자신들이 원하는 과제를 다뤄달라며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오는 젊은 세대와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로 민원을 가져오는 호남 주민들 덕분에 "마약 같은 행복감에 잠시 빠졌다"고 말하며 끝내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尹과 만날 이유 없다…삼성가노(三姓家奴) 떠올라" 일축
이후 이 대표는 자리를 옮긴 뒤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윤 대통령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대통령에 대해 센 말을 쏟아냈다고 하는데, 몇 가지 사실관계를 얘기한 것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만남을 가질 생각이 있는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만날 이유가 없지 않는가"라고 다소 날선 대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그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생각해 둔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윤핵관은) 정당이나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기에 어차피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 또다시 나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추가로 '희생양에 윤 대통령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이 들어오자, "삼성가노가 떠오른다"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삼성가노(三姓家奴)란, 삼국지연의에서 장비가 여포를 비난할 때 쓴 표현으로 '성 셋 가진 종놈'이라는 뜻입니다. 이 대표는 최근 윤핵관을 겨냥하며 해당 표현을 쓴 바 있습니다. 여포는 양아버지로 정원과 동탁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37분동안의 만남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떠났습니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모두 합쳐 총 62분에 걸친 긴 기자회견이었습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소통관 1층에는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등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