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 중 울컥.. 마스크로 눈물 닦은 이준석, 10초간 말 잇지 못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자동 해임된 이준석 전 당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대선 때 호남 지역에 공들였던 자신의 행보를 언급하다가 울먹이기 시작했고, 벗어놓은 마스크로 눈물을 두 차례 훔쳤다.
당원권 정지 징계 이후 36일만에 공식석상에 선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자신의 당내 입지를 언급하며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다”고 말했다. “당원 가입화면 캡처 사진을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전라도에서 보수 정당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새벽기차를 타고…”라고 말하다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 전 대표는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내다가, 이내 단상 위에 벗어두었던 흰색 마스크로 눈과 코 주변을 훔쳤다. 10여초 간 말을 잇지 못하던 이 전 대표는 “심야 고속버스를 탔습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 전 대표는 취임 후 호남만 20회 넘게 방문하며 여당의 ‘서진(西進) 정책(호남 끌어안기)’을 주도했었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로 기자회견을 보던 네티즌들도 이 전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주목했다. 특히 이 전 대표 지지 성향의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마스크로 닦으니까 안쓰럽다” “손수건을 안 챙겨온거보니 자기도 눈물 흘릴지 몰랐나보다” “정신이 없나보다” “누가 휴지라도 챙겨줘라”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민주당 인사들은 연이은 선거에서 세대포위론과 서진정책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며 “보수가 처음으로 지키기보다는 영역확장에 나섰던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담론을 테이블로 끌어냈고 북한 이야기와 5·18은 폭동이라는 이야기를 술안주처럼 즐기던 일부 강성 당원들을 잠재우며, 증거도 없고 허무맹랑한 부정선거 같은 음모론을 손절했기 때문에 보수가 달라졌단 인상을 심어줬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시절 모습은 국민의힘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는 말 속에 틀린 게 하나도 없었는데도 배신이라는 말로 낙인을 찍고 집단 린치했던 새누리당의 모습 또한 지금 현실의 대안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 우리가 선거에서 연달아 이길 수 있었던 건 미래를 담는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한 뒤 다시 마스크로 눈물을 닦았다.
이 전 대표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언급하면서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는 “저를 몰아세우며 북풍을 일으켜 세우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며 “북송된 어민과 같이 안타깝게 돌아가신 전 해수부 공무원의 인권에 관심이 있는 척하는, 작위적인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말을 마친 그는 “하아”라며 큰 숨을 내쉬었다. 숨소리는 마이크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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