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명화가, 나중엔 돈 됩니다"..AI 말, 어디까지 들을까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송경은 2022. 8. 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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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활용한 아티스트 큐레이션 플랫폼 `아트빌리지`의 첫 기획전에서 선보이는 김덕기 작가의 신작 `동양적 관점` 연작의 일부. <사진 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아트마켓 사용설명서-27] 최근 투자를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와 관련한 제반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작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술품에 관심은 있지만 어떤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초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아티스트 큐레이션 플랫폼 '아트빌리지(ART VILLAGE)'를 론칭했다. 아트빌리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작가를 선정한 후 대중에게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가의 원화 작품은 소품조차도 수억 원에 달하는 등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미술 시장 입문자나 젊은 층에는 부담이 크다. 아트빌리지의 경우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내 유망 작가를 빅데이터를 통해 선정한다. 빅데이터 분석은 아트큐레이션 전문 컨설팅 업체가 진행한다.

분석 기준은 미술관 초대전을 비롯한 국내외 전시 이력, 아트페어 참여 이력, 컬렉터 정보, 컬래버레이션 등 작가가 쌓아온 미술 시장에서의 성과와 작가에 대한 국내외 전문 미디어의 평가,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 등이다.

아트빌리지는 이 같은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매월 1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사람들이 작가의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작품 철학, 작품에 대한 인상과 느낌, 표현기법, 변화와 실험 등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첫 번째 선정 작가는 김덕기 작가다. 김덕기 작가는 25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온 중견 작가로 그의 작품에는 가족의 행복,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온라인 기획전을 통해 작가 소개 동영상을 먼저 공개하고, 이로부터 2주가 지난 시점부터 신작을 포함한 원화 판매를 시작하는 식이다.

아트빌리지는 8월 중순에는 사진과 회화를 융합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고상우 작가, 9월에는 사진과 조각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권오상 작가, 10월에는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영상을 기반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한 박광수 작가 등의 기획전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솔루션아트엔젤CJ는 최근 AI 기반 미술품 투자가치 예측 시스템인 'K-AI 아트 맵' 특허 기술을 개발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AI를 이용해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거나 소장하려는 작품의 투자 가치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작품 매도·매수 시기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K-AI 아트 맵은 특정 작가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작품 활동 경력과 동향은 물론, 미술 시장에서 해당 작가 작품의 거래 내역과 가격 변동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소장가나 딜러들에게 현재 저평가된 작품을 저렴하게 매수하고 추후 가치가 높아졌을 때 시장에 매도해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단기간 미술 작품의 가격은 실제 작품이 지닌 미술사적, 예술적 가치(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활동 경력이 짧은 신진 작가의 경우 단순히 작가의 인지도나 인기로 인해 작품이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반대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도 시장에서 인지도가 없어 저평가되는 작가도 상당히 많은 게 현실이다.

다만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은 가격 변동 예측 측면에서는 정확할 수 있지만 투자 수익률 극대화에 목적이 있는 만큼 실제 작가의 성장 가능성과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를 가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미래 블루칩 작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작가와 작품 세계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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