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보이는데 "돈 많이 번다"는 택시 승객, 보이스피싱 수거책이었다
광주와 화순을 오가며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을 조직에 전달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앳돼 보이는 승객의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을 주의 깊게 들은 택시기사의 기지로 검거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2일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부터 돈을 가로채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로 보이스피싱 수거책 역할을 한 10대 여성 A(19)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2시 40분쯤 전남 화순에서 피해자로부터 1050만원을 건네받은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에게 금융기관 직원 행세를 하며 ‘일시 상환하면 금리가 낮은 대출상품으로 바꿔주겠다’고 속였다고 한다.
A씨의 범죄 행각은 광주와 화순을 오갈 때 이용한 택시기사 B씨의 눈썰미로 발각됐다. A씨는 택시로 광주에서 화순까지 이동한 뒤, ‘금방 돌아오겠다.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하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승차해 ‘다시 광주로 돌아가달라’고 요구했다.
택시기사는 특히 어려 보이는 A씨가 ‘돈을 많이 벌고 있다’ ‘계약하러 간다’고 말한 것을 수상히 여겼다. 서류 가방 없이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는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B씨는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동료 기사에게 연락해 112신고를 부탁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같은 날 오후 4시 6분쯤 광산구 운남동 한 은행 앞 자동화입출금기(ATM)에서 총책에게 돈을 보내던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여죄를 파악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에 도움을 준 B씨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은행이 있는데도 10~20분 거리의 다른 지역에 있는 은행명과 주소를 알려주며 가자고 요구하는 경우 등에는 보이스피싱 수거책일 가능성이 있다”며 “의심될 경우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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