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심보' 운운 쪽지에 "제가 빌런인가요?" [사연뉴스]

이주연 2022. 8.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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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전용 주차구역' 차선 안에 주차하자
"심보가 배려를 모른다" 쪽지 붙여
"차선 안에 주차해도 경차는 주차 가능, 주차할 곳도 많아" 토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각종 ‘주차 빌런’ 때문에 한 아파트에 살면서 주차 문제로 얼굴 붉히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최근 이런 주차 빌런을 응징하겠다며 ‘보복성 주차’를 하는 이들까지 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한 경차 주인이 “제가 경차 구역 주차 빌런인가요?”라는 질문을 올려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경차 ‘레이’를 모는 차주 A씨는 자신의 주차로 인해 쪽지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지난 12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차 주차 관련 문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레이의 차주라고 밝힌 A씨는 “며칠 아파트 경차 구역 관련 민원으로 마음고생을 조금 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평소 자신의 편을 잘 들어주지 않는 남편마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편을 들어줬다면서 “그래도 여기(커뮤니티)에 물어보고 속상한 마음을 내려놓든지 아니면 정식으로 아파트에 글을 붙일지 여쭤보고 싶어서 글을 남긴다”고 밝혔습니다.

A씨가 평소 주차하는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자신이 평소 주차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A씨가 주차한 공간은 경차 전용 주차구역으로 다른 주차 공간에 비해 면적이 비좁습니다. 이를 인지한 A씨는 자신의 옆 차량의 주차를 편하게 돕기 위해 주차선의 끝자락 부분에 바짝 붙어 주차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경차를 저 자리에 잘 주차한다”며 “저런 식으로 주차선을 살짝 밟은 채로 (주차하는 것은) 중간 차가 주차하기 편하라는 나름의 배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제는 저렇게 주차하지 않고 조수석 쪽을 차선이 벗어나지 않는 안쪽에 주차했나보다. 오늘 아침에 이런 쪽지가 붙어있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받았다고 공개한 쪽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아줌마, 이 자리에 주차할 때 주차선 바깥쪽으로 주차해주세요. 가운데 자리가 좁아서 다른 차들이 주차를 할 수가 없어요. 심보가 배려를 모르는 분 같음!”

A씨가 12일 자신의 주차된 차 위에 올려져 있었다고 밝힌 쪽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해당 쪽지를 받은 A씨는 “주차선 안쪽으로 주차를 해도 중간에 경차는 주차가 가능하다”며 “나의 경험이다. 중간에도 잘 주차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A씨는 비슷한 쪽지를 예전에도 3번 정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번 게 제일 기분이 나쁘다. 저 쪽지 주인은 경차가 아닌 차로 의심되고 다른 경차 주차 구역에도 주차선에 맞게 주차만 하면 저렇게 쪽지가 붙는다”며 “경차만 주차하면 충분히 주차가 가능한데 경차가 아닌 차도 (주차가) 가능하게 ‘네가 주차선 바깥으로 주차해라’ 식”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무엇보다 “물론 주차할 곳이 없으면 짜증나지만 이해는 하겠지만, 주차할 곳이 많다. 이중주차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차 구역 주차 빌런인지를 누리꾼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를 본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쪽지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앞으로는 배려해주지 말고 주차 칸에 딱딱 넣어라” “배려해주니까 갑질하려 한다. 배려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아는 거다” “심보는 쪽지 남긴 사람이 부리는 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글쓴이의 억울함에 공감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그간 A씨가 쪽지를 세 차례 받았다는 점을 들어 평소에 A씨가 주차를 어떻게 해왔는지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공통적으로 문제의 쪽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불쾌하고 기분 나쁠 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차 전용 주차구역은 국토교통부가 2004년 도입한 제도입니다. 경차 보급 활성화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위해 총 주차장 구역의 10% 이상을 경차 또는 전기차와 같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전용 주차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차 전용 주차구역의 주차를 둘러싼 배려와 호의 사이의 갈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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