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도 차별없이 놀 수 있어".. 경기 광명시 통합 놀이터 가보니

김태희 기자 2022. 8.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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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의 1호 통합놀이터인 ‘꽃향기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 광명시 제공

경기 광명시의 1호 통합놀이터인 ‘꽃향기어린이공원’이 문을 열었다. 이 놀이터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성별, 나이, 장애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디자인)이 반영됐다.

지난 12일 찾은 꽃향기어린이공원 곳곳에선 장애아동의 시설 이용을 방해했던 장벽들이 사라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놀이터 중간에 자리한 놀이대에는 계단뿐만 아니라 완만한 경사로가 설치됐다. 휠체어를 탄 아동도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기존 놀이터는 계단만 있는 경우가 많아 장애아동은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지난 12일 광명 꽃향기어린이공원의 놀이대에 휠체어를 탄 아동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김태희기자

통합놀이대 옆에 있는 회전 놀이대 역시 누구나 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저 차가 있어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올라갈 수 없었던 기존 회전 놀이대와 달리 꽃향기어린이공원의 회전 놀이대는 바닥과 높이가 같다.

또 회전 놀이대 안에는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도록 한 별도의 공간과 손잡이가 마련됐다. 놀이대와 바닥 사이의 틈은 1cm 정도에 불과하다. 바퀴가 끼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다.

통합놀이터에서는 장애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놀 수 있게 설계됐다.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요인들을 없애는 것일 뿐 장애인 전용 놀이터는 아니라는 뜻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장애아동만을 위한 시설을 만들면 그 자체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꽃향기어린이공원에는 그네와 같은 비장애 아동을 위한 놀이기구, 공원을 찾는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광명 꽃향기어린이공원의 놀이대에 휠체어를 탄 아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회전 놀이대가 설치돼 있다.

통합놀이터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1960년대 장애인들의 시민권 운동이 확산하며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1984년 플로리다주에 장애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이 놀 수 있는 최초의 통합놀이터가 만들어졌다.

한국에선 2016년 1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국내 첫 통합놀이터인 ‘꿈틀꿈틀놀이터’가 조성됐다. 꿈틀꿈틀놀이터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 아동들이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설치돼있다.

다만 아직 통합놀이터는 전국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7만7000여곳의 어린이 놀이 시설 중 통합놀이터는 20여곳에 그친다.

광명시 관계자는 “시민분들이 통합놀이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광명시의 모든 공간을 누구나 차별 없이 편리하게 이용해 시민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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