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블랙의 신부' 이현욱 "정유진 아닌 김희선 택한 이유는.."

김소연 2022. 8. 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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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의 신부`에서 결혼정보업체 최상위 `블랙` 등급 이형주 역을 맡은 이현욱. 제공| 넷플릭스
배우 이현욱(37)이 '마인'에 이어 '블랙의 신부'에서도 믿고 보는 연기력을 발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 연출 김정민)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렸다.

이현욱은 극중 렉스의 모든 여성 회원들이 탐내는 최상의 블랙 등급 이형주 역을 맡았다. 아내의 배신에 상처를 입고 이혼한 뒤 렉스에 가입해 트로피 와이프(지위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아내)를 찾는다.

이현욱은 '블랙의 신부'가 지난달 넷플릭스에 공개된 뒤 전세계 8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봐주셔서 감사하다.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반응이 여러 가지 있는 것 같다. 반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어떤 작품이든 취향이라는 게 있지 않나. 주변 지인들은 재미있다고 했지만 호불호가 있을테니 어떤 분들은 아쉬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블랙의 신부'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 중 첫 치정극이다. 그동안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마이네임' 등 한국 장르물이 주로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은데 이어 처음 치정극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소개됐다. 이현욱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다뤘던 소재"라면서 "출생의 비밀이나 불륜 등 소재가 막장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국내 작가들이 쓴 작품들 중에 좋은 작품이 많다. 나라마다 잘하는 장르가 있지 않나. 국내에서는 이런 소재 작품들을 많이 접하니 (치정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흥미진진하게 보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 아시아권 시청자들은 공감할 것 같았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블랙의 신부'는 결혼정보업체 렉스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간다. 이곳에선 조건에 맞춰 사람을 만나고 결혼한다. 이형주는 자산 2조의 사업가로 재력부터 외모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렉스의 최상위 등급, 블랙이다.

이현욱은 "그동안 센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이번엔 절제하면서 스마트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역할이었다"며 "제가 오래 살지 못하는 배역들을 많이 해서 그런지 SNS에 '왜 살아있지?'', '안죽나?'라는 장난스러운 댓글들이 있더라. 제겐 도전이었는데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이현욱은 "작품 속에서 10번 이상 죽었다. 사실 전엔 대본을 받으면 죽는지 안죽는지 확인했다. 연기를 다 보여주지 못했는데 죽으면 안되지 않나. 요즘은 어떤 결말일지 궁금해서 습관적으로 찾아본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에도 대본을 받고 죽는지 안죽는지 찾아봤다. 물론 기억에 남는 죽음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애매하기 산 것보단 빨리 가는게 좋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욱이 본 이형주는 어떤 캐릭터일까.

이현욱은 "형주는 이혼한 상처가 있다. 아픔을 가지고 산다기 보다는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정서적인 상처를 안 입으려고 하는 거다. 소박한 여유 같은 매력이 있다. 재력이 엄청난 형주가 청바지도 입고 운동화도 신고 하면서 다니는 게 매력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현욱은 국내에선 흔한 치정극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겐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봤다. 제공| 넷플릭스

트로피 와이프를 원한다던 이형주가 결국 선택한 것은 서혜승(김희선 분)이었다. 렉스에서 매긴 등급이나 직업, 자녀 등 여러 조건을 보면 사별하고 어렵게 아이를 홀로 키우는 서혜승보다는 미혼인데다가 대기업 변호사로 일하는 진유희(정유진 분)가 훨씬 더 나은 조건이다. 왜 서혜승을 선택했을까.

이현욱은 "이형주가 원했던 트로피 와이프는 대외적으로 사업가로서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서혜승을 만나보니 진심으로 아픔을 공유할 수 있고 정서적인 교류를 할 수 있어 마음이 간 것 아니겠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제안을 받았을 것이고 그런 현실에 이형주도 염증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현욱은 또 "요트신에서 서혜승에게 흔들리는 이형주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서혜승이 이형주를 보는 게 아니라 손을 다친 아이만 바라보고 생각해줬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형주는 여태껏 본 다른 여자들에게 느낀 것과는 다른 진한 감정을 느꼈을 거다. 이형주는 '이 사람이라면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이자, 내 인생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형주가 아니라 이현욱에게 이런 상황이 주어져도 저는 정서적 교류가 되는 사람을 원한다. 너무 야망이 넘치는 사람은 무서울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제작발표회에서 정유진은 이 작품을 '저혈압 치료제'라고 소개했다. 보기만 해도 혈압이 오를 만큼 상당히 자극적이라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었더니 이현욱은 진유희와 서혜승의 딸 민지(김아송 분)가 만나는 장면을 꼽았다.

"진유희가 민지에게 '네 엄마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 말해줄까?'하면서 압박하는 장면인데, 이후 민지는 진유희가 사주한 교통사고에 휘말리면서 혼수상태에 빠져요. 그 장면을 보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진짜 제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서 분노했습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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