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리말] 그을린 피부, 그슬린 고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철수 : 여름휴가 갔다 왔구나.
영희의 검게 탄 피부를 본 철수는 영희가 예년처럼 여름휴가를 즐기고 온 것으로 알고 화제로 삼았다.
그런데 철수의 말 중 '그슬린'은 '그을린' 또는 '그은'으로 바꿔 말해야 한다.
'그을다'는 '햇볕에 얼굴이 검게 그을었다' '피부가 그은 채'처럼 '그을어, 그을었다' 등으로 활용되므로 '그을러, 그을렀다' 등은 틀린 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철수 : 여름휴가 갔다 왔구나. 구릿빛으로 그슬린 피부가 멋지네.
영희 : 올여름엔 바닷가가 아닌 수해 복구 현장에서 자원봉사했어. 더 멋진 그을름이지?
최근 갑작스레 내린 집중호우로 많은 사람이 수해를 입었다. 영희의 검게 탄 피부를 본 철수는 영희가 예년처럼 여름휴가를 즐기고 온 것으로 알고 화제로 삼았다. 그러나 영희는 수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예년보다 더 멋진 휴가를 보낸 듯하다.
그런데 철수의 말 중 ‘그슬린’은 ‘그을린’ 또는 ‘그은’으로 바꿔 말해야 한다. 문맥상 ‘불에 겉만 조금 타게 하다’는 뜻의 ‘그슬다’보다는 ‘햇볕이나 연기에 쬐어 색이 검게 되다’는 뜻인 ‘그을다’를 써야 한다.
또 영희가 말한 ‘그을름’은 ‘그을음’으로 해야 하는데, 이는 기본형 ‘그을-’에 명사형 접미사 ‘-음’이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그을다’는 ‘햇볕에 얼굴이 검게 그을었다’ ‘피부가 그은 채’처럼 ‘그을어, 그을었다’ 등으로 활용되므로 ‘그을러, 그을렀다’ 등은 틀린 말이다.
또한 관형사형 어미 ‘-은’이나 연결어미 ‘-니’가 연결되면 ‘ㄹ’이 탈락돼 ‘그은, 그으니’ 등으로 쓰이므로, 흔히 쓰는 ‘그을은, 그으르니’ 등은 잘못된 표기다. 이 밖에도 ‘그을다’의 피동사, 사동사 ‘그을리다’는 ‘검게 그을린 굴뚝’ ‘햇빛에 그은 농부들이 용수를 퍼 올리고 있다’ 등으로 활용되므로 ‘그으르다’와 ‘끄을리다’는 비표준어이다. 명사형 또한 ‘그을음을 뒤집어쓴 채’처럼 ‘그으름, 끄름’이 아닌 ‘그을음’이 맞는 말이다.
‘그을다’와 혼동되는 ‘그슬다’는 ‘고기 따위가 불에 겉만 조금 타게 하다’는 뜻으로, ‘촛불에 그슬린 머리카락’ ‘새우를 불에 그슬어서 먹다’처럼 ‘그슬어, 그스니, 그슨, 그슬린, 그슬었다’ 등으로 쓰인다. 특히 관형사형 어미 ‘-은’이 이어지면 ‘ㄹ’이 탈락돼 흔히 쓰는 ‘그슬은’이 아닌 ‘그슨’이 맞는 표현이며, ‘그슬다’의 피동사 ‘그슬리다’는 ‘장작불에 그슬려’ ‘그슬린 벽체’ 등으로 활용된다. ‘그스르다, 끄슬리다’는 비표준어다.
▶‘우리말지킴이’ 당신을 위한 정리=앞에 ‘검다’는 표현이 있으면 ‘그을린(그은)’으로, ‘불’이 있으면 ‘그슬린(그슨)’으로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다만, ‘불’과 ‘검다’가 다 있으면 ‘그을다’가 맞는 표현이다.
jo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승무원들, 단톡방서 男부기장 알몸 사진 돌려봤다” 시끌
- 송가인, 장윤정 제쳤다…女 트로트 가수 행사비 1위
- 송은이, 7층 건물주?…“상암동 신사옥 짓는 중…은행이 주인”
- 월드스타 성룡 딸이 왜 무료급식소 앞에?…충격적 근황
- “40억 번 나영석 뛰어 넘나?” 몰랐던 유명한 ‘이 분’ 뜻밖의 근황
- “이게 바로 2억 화소 삼성폰” 작정하고 만든 ‘최고 야심작’ 유출
- ‘인간 샤넬’ 제니 ‘인간 포르쉐’ 됐다, 전용 명품車 생겼다
- “만취해 착각”…신혜성, ‘도난차량 운전’ 거짓해명 논란에 입장 번복
- “니 내 누군지 아니?” ‘이 남자’ 범상치 않더니, 70만명 몰렸다
- “여배우 남친만 대박, 우리는 쪽박” 곡소리 나는 정체불명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