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홍천공장 화물연대 농성 장기화..9월까지 집회 신고

노현아 입력 2022. 8. 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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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료 현실화 촉구 파업..가처분 인용에 이천→청주→홍천까지
75명 체포·3명 구속..16일부터 집중 투쟁·
▲ 지난 8월 4일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사흘째 농성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연합뉴스

화이트진로 홍천공장 화물연대 농성이 장기화되고 있다.

낮은 운송료의 현실화를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하이트진로지부의 투쟁이 노사 간 타협점을 찾지 못고 있다.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 공장에서 파업 집회를 이어오던 조합원들은 하이트진로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강원 홍천으로 자리를 옮겨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 지난 6월 이후 현재까지 집회 현장에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연행된 조합원 수만 75명이고, 이들 중 3명이 구속된 가운데 화물연대는 홍천을 ‘마지막 투쟁지’로 삼고 광복절 연휴가 끝나는 대로 집중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하이트진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인용에 이천→청주→홍천까지

13일 화물연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천·청주 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이자,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은 올해 3월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에 가입했다.

물가와 유류비 상승에도 15년째 오르지 않은 운송료의 현실화를 위해서였다. 여기에 맥주와 소주 운반 차량의 운송료가 30%가량 차이가 나는 점도 노조에 가입하게 된 이유였다.

지난 6월 2일 화물연대는 유가 폭등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 운송료 차별 해소, 운송료 구간 체계설정 문제 해소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보름여 만인 6월 24일 화물연대와 수양물류 간 첫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으나 그사이 화물연대 조합원 132명이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하이트진로는 법원에 이천

▲ 지난7월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사흘째 농성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공장으로 행진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하이트진로는 조합원 일부를 상대로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청구액은 애초 5억7천여만원에서 현재 27억7천600만원으로 불어났다.화물연대는 법원이 7월 22일 이천공장에 대한 사측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청주공장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자 결국 8월 2일 강원 홍천에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 지난 7월 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다리 난간 위에 몸을 묶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22.8.4 [화물연대 제공]

◇ 조합원 75명 체포·3명 구속…16일부터 집중 투쟁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사흘째 농성 중이던 지난 4일 조합원 5명은 하이트교 아래 홍천강으로 뛰어내렸다.

이들은 경찰이 경력을 투입해 해산에 나서자 교량에 매달려 저항하는 과정에서 투신했다.

다행히 7분 만에 5명 전원 구조됐으나 2명이 탈수증세 등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발생 전날부터 공장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출입 도로인 하이트교에서 투신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던 이들은 결국 강물에 몸을 던졌다.

홍천에서만 조합원 14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2명이 구속됐다.

파업 기간 전체로 넓혀보면 총 체포 인원 75명에 구속 인원은 3명이다.

화물연대는 오는 16일부터 전국 간부들을 홍천으로 집결시켜 집중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집회 기간도 이달 17일에서 9월까지 늘려서 신고한 상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이제는 갈 곳이 없다”며 “홍천을 마지막 투쟁지점으로 잡았고, 여기서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송료 30% 인상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서 조정할 의향이 있다”며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조합원 누구도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지난 8월4일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입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사흘째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주류운반 차량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집회 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화물연대 “특별근로감독 촉구”…하이트진로 “근거 없는 압박 수단”

화물연대와 수양물류는 현재까지 총 11번의 만남을 가졌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화물연대는 사측의 행위가 과거 노조파괴 행위와 닮았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파괴 행위의 배후에 특정 인물이 깊숙이 개입돼있다고 주장한다.

화물연대는 최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부터 노조파괴에 개입했던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 현재 하이트진로의 임원이자 하도급을 표방한 계열사 수양물류의 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사측의 악의적인 행보를 지휘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양물류는 명목상 사용자에 불과할 뿐 사실상 모든 결정은 하이트진로의 몫”이라며 “조합원 해고와 파업 장기 방치 결정도 수양물류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당사와 화물연대 기사들과는 어떠한 계약관계도 없으며 계약해지 자체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손해배상 청구는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반박했다.

특별근로감독 요구 주장에 대해서는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회는 당사 근로자가 아니며 노동조합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특별근로감독 요청은 근거가 없으며 당사를 압박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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