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윤 대통령 '반전카드'는..국정 신뢰도 회복이 관건

하송이 기자 2022. 8. 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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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수행 긍정평가 20%대 갇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국정운영 긍정평가가 20%대에 갇힌 상황에서 국정 신뢰도 회복을 위해 소통 방식에 변화를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정운영 긍정평가 ‘20% 덫’ 갇혀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1%포인트 상승한 2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6%로 지난 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긍정평가 하락과 부정평가 상승이 일단 멈춘 것이다.

연령별로는 긍정평가는 70대 이상에서 44%로 가장 높았다. 부정평가는 40대에서 85%로 가장 높았다. 국정수행 긍정평가 이유로는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15%)와 ‘전반적으로 잘한다’(7%)가 많았다. 부정평가 응답자는 인사(24%)와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4%)을 꼽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 포인트)에선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집계됐다. 2주 전인 7월 4주차 34%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7월 4주차 54%에서 이번에 65%로 11%포인트 늘었다. 국정운영 신뢰도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36%로 ‘신뢰하지 않는다’ 60%보다 낮았다. 기사에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국정동력 되살릴 반전카드는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와 취임 100일(오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통상 대통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연설 중 하나인 광복절 경축사에는 대북·외교·안보·경제 정책 등 국정 운영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100일에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회견을 했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 세운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에 “여러분 며칠 만에 뵙는다”고 인사를 한 뒤 주요 관심사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혔다. 일종의 ‘모두발언’을 사전에 준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집중 호우로 많은 국민들께서 고통과 피해를 당했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피해 지원과 응급 복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사면에 대해선 “사면을 위한 국무회의가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며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먼저 밝혔다. 취재진의 예상 질문으로 꼽혔던 광복절 특별사면이나 집중호우 대처에 대해 먼저 운을 떼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취재진 질문 2개를 받았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 외교의 원칙을 묻는 질문과 사면 대상에 경제인을 중점으로 둔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두 번째 답변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궁금하신 게 있으면 대변인실을 통해 (추가로 물어달라)”고 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 문답 초기에 질문을 7∼8개씩 받는 과정에서 논란이 생기자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대통령실 안팎의 조언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생’에 방점 찍은 사면

윤 대통령은 일단 ‘민생’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8·15 광복절을 맞아 단행한 특별사면 명단에서 정치인을 일괄 배제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면으로 민생을 안정시키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비롯해 서민과 약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와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민생’을 앞세웠다. 대통령실 측도 “사면이 국론 분열의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며 “국민 통합과 경제 살리기가 최우선인데 (정치인 사면이) 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제외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며 취임 약 3개월 만에 20%대로 내려간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대 여론이 많고 추가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정치인 사면까지 대거 단행할 경우 국정운영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는 서울의 한 마트를 찾은 자리에서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정부도 할인 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와 집중호우 피해로 인해 민생이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라며 “추석만큼은 어려운 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여권 인사는 “윤 대통령이 취임 초기 인사·채용 논란으로 점수를 많이 잃었는데 반전카드가 마땅치 않은 게 고민”이라면서도 “경제가 살아나고 민생이 회복하면 지지율도 자연스럽게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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