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NK-POP'? 스타일 변해도 가사는 그대로

문정실 작가 2022. 8. 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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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팬심 또는 덕질 같은 말 요즘 가끔 쓰죠. 대중음악은 이렇게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또 문화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북한의 대중음악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에 계실 때 음악 좋아하셨어요? 뭐 팬심 발휘했던 가수 있어요?

◀ 나민희 ▶

네. 음악을 엄청 좋아했죠. 그래서 북한식 덕질을 좀 많이 했었는데요. 20대 초반에 모란봉 악단이라는 새로운 이제 악단이 나왔고 북한식으로 치면 의상도 좀 파격적이고 퍼포먼스 위주로 이제 노래도 부르고 이런 가수들이 생겨나서 굉장히 좋아했었거든요. 그래서 매 공연을 빠짐없이 챙겨보고 CD가 이제 나오면 그것도 사서 보기도 하고 굉장히 거기서 나오는 동작들을 계속 돌려보면서 다 익혀가지고 나중에 유럽에 갔을 때 제가 명절날 장기자랑으로 그걸 추기도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 정도로 엄청나게 좋아했던 그런 가수가 있었죠.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어떤 변화를 느끼게 하는 공연이 최근에 열렸는데요.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했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 차미연 앵커 ▶

지난 7월 말 평양에서 열린 공연입니다. 이날 무대에는 3명의 뉴 페이스가 등장했습니다.

"아 내 고향 푸른 들 한줌의 흙이 ♬"

◀ 김필국 앵커 ▶

먼저 서구적인 외모의 이 신인 가수 이름은 김유경입니다.

"바위도 불타던 전호가에서 ♬"

◀ 차미연 앵커 ▶

풀 뱅 스타일이라고도 하죠. 앞머리를 가지런히 자른 이 가수는 정홍란입니다.

"조선을 빛내신 아버지 장군님 ♬"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주목받은 또 한 명의 신인 가수 문서향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날 행사는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날이죠.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념하는 공연이었습니다.

◀ 전영선 ▶

북한에서는 7월 27일이 되면 미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라고 하는 것으로 기념식을 하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경축 공연이라고 할 수가 있는 그 공연이었고 이런 공연을 계기로 해서 새로운 노래라든가 새로운 가수들이 등장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이 공연 뒤에 3명의 신인 가수 특히 헤어스타일이 화제가 됐습니다.

◀ 나민희 ▶

지금까지 북한 무대에 서는 가수들을 보면은 몽땅 다 이제 귀 항상 이렇게 올리고 이마 까고 해서 여권사진 느낌으로 나왔었는데 풀 뱅 같은 경우에는 진짜 북한으로서는 아마 최초가 아닐까 싶거든요. 아 저건 정말 되게 놀라운 모습이다. 이렇게 봤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도 한때 풀뱅 헤어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죠. 좀 멀리 가면 원조가 김상희 선생님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더라고요.

◀ 전영선 ▶

너무 오래 가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북한에서 옷차림이라든가 화장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사회주의 미풍 사회주의 미감에 맞게끔 옷을 입고 옷차림을 하도록 권장을 하고 있는데요. 예술인들에게는 좀 특별하게 예외적으로 이런 스타일들이 허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전승절이라고 해서 굉장히 전쟁과 관련되어져 있는 또 승리를 얘기하고 있는 노래들을 하고 있지만 가수들 개개인에게는 어떤 패션 변화들이 허용되고 있는 상황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말씀하신 대로 의상이나 또 헤어스타일의 변화가 보이는데요. 이 신인 가수들이 부른 노래는 어땠을까요?

◀ 김필국 앵커 ▶

네. 정옥란이 부른 예쁜이를 살펴볼까요.

◀ 차미연 앵커 ▶

예쁜이는 그동안 다양한 악단이 연주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한국전쟁 당시 수류탄을 안고 탱크를 향해 뛰어들어 전사한 북한 간호사의 이야기라고 소개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쟁터에서 전사한 여성, 노력 동원을 열심히 하거나 군 복무 중인 여성, 과학 예술 체육 분야에서 공을 세운 여성 등이 예쁜이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합니다.

◀ 나민희 ▶

한마디로 북한에서는 여성들이라고 했을 때 외모로 예쁜 것보다는 이렇게 조국을 위해서 헌신하고 뭔가 일을 열심히 하는 이런 여자가 예쁜 여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항상 강조를 하거든요. 특히나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어떤 방직공장이라든가 제사공장 이런 곳을 소개할 때 그 여성들이 나와서 예쁜이의 어떤 모티브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많이 강조가 되고는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옛날에 나왔던 노래를 들어보면 상당히 경쾌하거든요. 근데 이번에 공연에서 보니까 상당히 장중하다 이런 느낌을 주던데 그런 변화는 어떤 거라고 보시나요?

◀ 전영선 ▶

북한 가수들의 기본 창법은 60년대 결정이 났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밝고 맑은 음색을 좋아한다고 했고 모든 음악에서는 다 맑은 소리의 목소리를 지향하게끔 되어 있었는데요. 지금은 이른바 북한에서 얘기하고 있는 사회주의 진지 수호를 해야 될 상황이기 때문에 너무 밝은 것보다는 진중하게 스타일을 바꿔서 부르는 것으로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뉴 페이스가 등장한 거잖아요. 북한에서도 이렇게 되면 좀 이슈가 되죠?

◀ 나민희 ▶

그렇죠. 북한도 이렇게 뉴 페이스가 등장하게 되면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사람들이 모여서 많이 하거든요. 집안은 어떻게 산다더라 아빠가 뭐 한다더라 어디를 졸업했다더라 이런 식으로 어떤 사생활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 차미연 앵커 ▶

가십들

◀ 나민희 ▶

네. 근데 이제 북한에서는 개인에 대한 숭배 이런 게 좀 금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오로지 개인은 이제 위에 있는 한 사람만을 숭배를 해야되다보니까 어떤 가수를 좋아한다고 해서 막 대놓고 이렇게 팬심을 발휘한다거나 이렇게까지는 못 가고 그냥 모여 앉아서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그 정도로 되는 거죠.

◀ 전영선 ▶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보면 대중문화라든가 연예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보니까 등장할 수 있는 가수들이 많지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페이스가 등장하게 되면 사회적 관심이 누구인가에 많이 몰리게 되죠.

◀ 김필국 앵커 ▶

이번에 새로 등장한 신인 가수들처럼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신인 가수들이 있었죠. 바로 모란봉 악단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붉은 커튼이 열리자 등장한 10명의 여성들 2012년에 등장해서 김정은 시대의 아이콘이 된 모란봉 악단입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복 대신 짧은 치마에 율동도 선보이면서 화제가 됐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창설을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름도 직접 짓고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전영선 ▶

2012년부터 김정은 체제가 시작이 됐는데 뭐 무대 장치 그다음에 선곡 그다음에 퍼포먼스 이런 것들이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시대의 분위기로 전면적으로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는 공연이었었고요. 이제 2부 개막곡으로 나왔던 게 로키 주제가가 연주가 됐었고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공연을 통해서 보여줬었고 김정은 체제에서는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주민들에게 각인시켰었던 공연이었죠. 그래서 저렇게 두 번에 걸쳐서 방송이 됐었는데 길거리에 차가 안 다닐 정도로 방송 시청률이 높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북한에서 노래를 잘하면 대우가 좀 달라지죠?

◀ 전영선 ▶

일단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하거나 악기를 잘 연주한다는 것은 먹고 사는 데 걱정은 없는 북한에서 굉장히 대우를 잘 받는다, 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아까 보셨던 모란봉 악단 같은 경우에는 선우향희라고 하는 지휘자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최룡해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는 얘기도 있고요. 그래서 굉장히 인기 있고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는 지름길은 노래를 잘하거나 연주를 잘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리설주 같은 경우도 그런 경우 아니에요?

◀ 나민희 ▶

그렇죠. 아무래도 처음에 혼자 단독으로 독창을 하니까 너무나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었고 누구냐. 누구냐 했었는데 근데 나중에 이제 그렇게 딱 발표가 되니까 사람들이 호칭을 그동안은 가수 그냥 리설주 리설주 불렀는데 어떻게 불러야 되냐 그렇게 얘기를 하기도 했었죠.

◀ 김필국 앵커 ▶

어려서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기도 하잖아요?

◀ 전영선 ▶

그렇습니다. 일단 예술가가 되는 것 자체가 선택과 집중에 의해서 엘리트들을 양성하는 구조로 돼 있거든요. 음악대학에서 교수님들이 지역을 다니면서 선발대회를 해요. 아주 어렸을 때 한 5살 정도 되면 탁월한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해서 조사하고 부모님들의 신분이라든가 심지어 어느 정도 키가 얼마 정도 되는 것까지 다 평가를 해서 선발을 해서 키워 나가고 있고요. 대부분 지금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은 금성학원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출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나민희 ▶

뭐 율곡 중학교라고 해서 평양에 있는데 율곡중학교 같은 경우에는 아동 만화영화의 기본 OST를 부르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모란봉 악단의 류진아라는 가수가 여기 출신인 거예요. 저희 아빠 이제 절친의 딸인데 그래서 아빠가 되게 저보고 막 뭐라고 하셨어요. 저렇게 딸이 잘. 너는 막 이래서 그랬었는데 어찌 보면 집안 형편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이제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를 해서 거기까지 가서 나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눈에 들어가지고 되게 좀 잘 핀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그래서 덕분에 그 가족들은 그냥 일반적인 집에서 살다가 좀 안 좋은 집에서 살다가 굉장히 하루아침에 이층 저택으로 이사 가기도 하고 어떤 모든 게 다 좋아지고 막 그런 적도 있었어요.

◀ 김필국 앵커 ▶

북한에서 음악 특히 대중음악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중음악하고는 좀 많이 다른 것 같기도 한데요. 함께 볼까요.

◀ 차미연 앵커 ▶

군복에 총과 깃발을 든 배우들이 부르는 격렬한 노래 북한 음악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죠.

◀ 전영선 ▶ 최근에 북한이 2019년 이후로 여러 가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승 세대들의 경험들을 지금 청년 세대들에게 이어주기 위해서 특별히 이번 전승절 공연에는 이런 내용들을 많이 포함한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스타일은 달라졌는데 내용은 그대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전영선 ▶

북한 문화예술이나 사회적으로 보면 변할 수 있는 부분하고 변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보면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고 사실 북한에서 이런 노래 가사가 변한다. 라고 하는 것은 정책이 변한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아마 조금 상당히 어려운 것 중에 하나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 나민희 ▶

저는 북한에서도 북한 노래도 물론 좋아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 노래를 훨씬 더 많이 좋아했었거든요. 그래서 몰래 몰래 따라 부르고 그랬었는데 남한 가수들이 가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이제 북한 관중들이 보면서 특히나 발라드풍의 어떤 가사에서는 되게 그 어떤 공감을 하는 모습도 많이 봤었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어떤 교류가 좀 없어진 게 많이 아쉽고 남한 가수들이 많이 가서 공연을 해서 북한 사람들의 어떤 인식 의식이라든가 이런 걸 많이 바뀌어 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 관계가 좋아져서 북한 가수들이 남한 무대에도 서고 또 북녘의 주민들도 우리 가수들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오늘은 통일전망대 다 보고 난 뒤에 좋아하시는 음악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요.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97828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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