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줄었다" [Market Watch]

윤진호 기자 입력 2022. 8. 13. 08:01 수정 2022. 8. 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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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미국의 7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6월까지도 CPI 상승률은 9.1%로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7월에는 8.5%로 낮아졌다. 전세계 증시는 곧바로 화답했다. 7월 CPI가 발표된 10일(미 동부시간) 다우평균은 1.63% 올랐다. S&P도 2.13%, 나스닥지수는 2.89% 상승했다. 한국 증시 역시 이날 코스피가 1.73%오르면서 2520선을 회복했다.

◇인플레 둔화됐지만, 경기침체 우려는 지속

CPI 상승률이 전월치 뿐만 아니라 예상치도 밑돌았다는 점은 주식시장의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긴축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은 58%로 전망했다. 한번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확률은 42%로 이보다 낮다. 7월 CPI 발표 전날인 9일만 해도 시장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68%)에 무게를 뒀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폭 둔화에 대해 “인플레이션 완화가 시작됐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연준 고위 인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첫 번째 암시일 뿐 승기 선언은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시카고 연은의 찰스 에번스 총재 역시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참전용사 유해물질 피해보상법'(PACT)에 서명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달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인플레이션 완화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연합뉴스

◇기업 실적추정치 4주 연속 하락…반도체 업황 전망 어두워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대체로 마무리됐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의 올해 3분기와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3.0%, -5.4% 하향조정 되었다. 내년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도 -3.1% 낮춰졌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4주 연속 하락했다. 어닝 시즌 후반에 진입하면서 예상치를 밑도는 기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연간 이익 추정치 역시 하향 조정이 지속 중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적 추정치는 연간 최저점 수준까지 하향 조정이 진행된 상태”라며 “산업재와 소비재 업종의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가장 큰 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익 컨센서스 반등을 위해서는 코스피 이익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업황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전망은 밝지 않다.

안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에 이어 마이크론이 향후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췄다”며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 수요에 대한 우려만 반영했었는데 이제는 견조하다고 판단했던 데이터센터 등 다른 산업 부문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변화의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종 이익 컨센서스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냉각되면서 가격 내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뉴스1

◇15일 미국 주택시장지표 발표 주목

미국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 시황을 반영하는 주택시장지수를 발표한다. 미국 주택시장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인플레이션 진정에 따른 심리 회복이 어느 정도로 이어질지 예측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5월 5.5%, 6월 5.6%, 7월 5.7%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주택시장 지수는 55로 2020년 5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낙폭은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져 198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7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작년 하반기 이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뒤 하락세를 보이며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9일로 예정됐다가 16일로 연기된 정부의 주택공급대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8일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 보이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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