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외교관만큼은 '이전 정부' 표현 쓰지말자

조준형 입력 2022. 8. 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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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한국 외교 당국자들 발언에서 최근 '이전 정부'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외교관이 '이전 정부'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을 뿐이다.

외교 당국자가 꼭 특정 정책이나 합의의 시기를 표현해야 한다면 "이전 정부가"라는 표현 대신 "한국 정부는 5년 전"등으로 표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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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한국이 3불(不)(사드 추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한미일 군사동맹 불참)-1한(限)(기존 사드 운용 제한) 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시(선언·표명)했다는 중국 주장은 이전 정부가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혔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이해된다"(8월 11일 외교부 부대변인 브리핑)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한국 외교 당국자들 발언에서 최근 '이전 정부'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런 표현에 대해 한국에 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중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중국이 주목할 한국 외교 당국자의 발언으로 접하니 아쉬움이 느껴졌다.

단순히 정책이 나온 시기를 표시하기 위해 '이전 정부' 표현을 쓰는 것이야 뭐가 문제랴만 '이전 정부'와 '선'을 긋기 위한 의도가 일부 개입된 것이라면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시절 표명된 사드 3불 등의 타당성을 논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외교관이 '이전 정부'라는 표현을 쓰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을 뿐이다.

특정 정책이나 합의가 나왔을 당시 대통령이 누구였느냐는 한국에서는 중요할지 모르나 국제무대, 특히 일당 체제로서 건국 이래 정권교체를 경험한 적 없는 중국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당대 정권이 보기에 폐기 또는 수정해야 할 직전 정권의 정책이나 입장 등이 있다면 정식으로 폐기를 선언하고 새로 만드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본다.

그런 결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외교 당국자의 '이전 정부' 언급은 왠지 자신 없어 보인다. 듣는 상대국에 한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격을 낮춰보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외교 당국자가 꼭 특정 정책이나 합의의 시기를 표현해야 한다면 "이전 정부가…"라는 표현 대신 "한국 정부는 5년 전…"등으로 표현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곧 77주년을 맞는 광복과 이어진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은 줄곧 대한민국이었으니까 말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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