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벼락부자 판별법..'이 외제차' 샀는지 보면 된다? [위클리기사단]
지난해 8405대로 '판매 최고치' 기록
"'순수한 부' 과시 위해 존재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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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기사단] 한때 열풍을 넘어선 광풍을 일으켰습니다. 가상화폐 이야기입니다. 초기만 해도 '보이지 않는 자산'으로 치부되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상화폐가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급성장을 시작으로 신분 상승을 위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즈아~"를 외치며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면서 올해 기준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600만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신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인 약 60%가 2030 젊은 세대입니다. 모두가 일확천금이라는 '보이지 않는 꿈'을 안고 거침없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개천 용'을 꿈꾸던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라는 용을 타고 개천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악영향을 받자 가상화폐도 폭락했습니다. 가상화폐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지난해 2분기 4만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2만5000달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가상화폐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올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4% 줄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품목이 있습니다. 슈퍼카입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 부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람보르기니'가 독보적인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회사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8405대의 차량이 팔리는 등 판매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2020년 대비 매출은 13% 증가했고 미국,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5090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고가 명품 시계 파텍필립, 롤렉스 등의 매물이 중고시장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슈퍼카 람보르기니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두꺼운 팬층을 기반으로 하는 람보르기니는 시장 하락에도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람보르기니는 단순히 부를 뽐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가상화폐를 통해 이룩한 성공을 인증하는 하나의 상징이자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람보르기니는 어떻게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부의 상징으로 거듭났을까요. 피터 새딩턴이라는 인물 덕분입니다. 새딩턴은 2017년 당시 45비트코인으로 람보르기니를 구입한 뒤 이를 인증하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45비트코인의 당시 가치는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 이상이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시세가 3달러 아래를 밑돌았던 2011년 45비트코인을 단돈 115달러에 사들였습니다. 2011년 우연히 비트코인을 알게 된 새딩턴은 같은 해 11월 2.25달러에 비트코인 1000개를 사들였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백억 원 자산가로 거듭났습니다.
람보르기니가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의 자산 가치는 변동성이 커 취약한 반면 람보르기니는 실물자산으로서 가치 변동 폭이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이 벌어들인 가상화폐를 처분하고 실물자산을 확보하고 싶어 하는데, 람보르기니가 투자자들이 추구하는 실물자산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산 가치에서의 람보르기니 방어율은 최근 수년 동안 가상화폐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50% 가까이 폭락한 반면, 중고 람보르기니 가격은 눈에 띄는 하락 없이 꾸준히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급은 적은데 수요가 넘쳐 차량 출고까지 대기 시간이 긴 점도 람보르기니 인기 상승의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요동치고 있지만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고급 자동차 전문 판매점 '오가라코치'는 람보르기니 판매량에는 그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해당 매장에서 람보르기니 출고를 위한 대기 시간은 최소 1년 6개월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람보르기니 구입'이란 그저 비싼 슈퍼카 한 대를 사들이는 단순한 행위가 아닙니다. 가상화폐를 통해 축적한 자신의 부를 증명하는 동시에 실물자산을 확보하고,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상징성이 담겨 있습니다. 'SHLOMS'라는 익명을 쓰는 한 NFT(대체불가토큰) 아티스트는 "당신이 단순히 정말 빠른 차를 원한다면 람보르기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의 차량도 얼마든지 있다"며 "그러나 람보르기니는 '순수한 부'를 과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차량"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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