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 '외인 러브콜' LG에너지솔루션, 50만원 탈환할까?

손엄지 기자 2022. 8.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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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5일 이후 외인 순매수 1위 기록..1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
2023년 실적 기준 PER은 63.7배..세계 1위 CATL 35.1배보다 높아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 먹구름이 걷혔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가 해소된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통과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국내 2차전지 업종은 물론 세계 1위 기업인 CATL보다 높다는 점에서 고평가 우려는 여전하다. LG화학이 지분을 매각할 리스크도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들어 9.1% 상승했다. 11일 종가는 46만500원으로 지난 2월 9일 이후 넘어서지 못했던 주가 50만원 돌파를 기대해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지난 7월4일 기록한 상장 후 최저점(35만6000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0%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오버행 리스크 해소가 있다. 지난 7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전체 상장 주식 중 86.1%의 의무보호예수가 해제됐다. 업계 우려와 달리 기관의 매도 물량은 외국인과 개인이 받아내며 주가는 큰 충격이 없었다. LG화학은 당분간 LG에너지솔루션 지분(81.84%)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과 상장 후 6개월 보호예수에 대한 오버행 우려로 주가 탄력도가 저조했지만 단기 악재를 무사히 넘겼다"고 진단했다.

보호예수 해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유동비율은 기존 10.4%에서 14.7%로 상향되면서 수급 개선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코스피200, MSCI 지수, FTSE 지수,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LG에너지솔루션 편입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 수급도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통과된 것도 LG에너지솔루션에 호재다. 해당 법안은 법인세 부과와 부자 증세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기후 변화 대응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는데, 지원 대상 전기차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비율 이상 생산된 배터리와 원자재를 탑재하는 게 조건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호재 속에서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빠르게 사 모으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월25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순매수 규모는 8404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중 1위다.

증권사 12곳이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 평균은 54만8000원이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약 19% 상승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메리츠증권이 68만원으로 가장 높고, SK증권이 48만원으로 가장 낮다.

메리츠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액은 2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82% 늘어날 것으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여전히 매력적인 매수구간이라는 판단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들과 생산설비 현지화, 기술적 선도, 제조원가 경쟁력으로 협상력 우위를 갖춰 수익성 기반의 양적, 질정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SK증권이 지난달 28일 제시한 6개월 목표가 48만원에는 벌써 다달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주가 밸류에이션도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023년 실적 기준 PER은 63.7배다. 이는 삼성SDI(19.4배), SK이노베이션(8.1배)와 비교하면 현저한 고평가다.

해당 PER은 지난달 27일 종가(39만3500원) 기준으로 최근 46만원까지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PER은 더 높아졌을 수 있다. 또 세계 2차전지 점유율 1위 기업인 CATL의 PER(35.1배)보다도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V/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 CATL 밸류에이션보다 낮지만, 현재 주가가 충분히 고평가인 건 분명하다"면서 "금리가 높아지면서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만 고평가를 유지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의 오버행 이슈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달 27일 열린 LG화학 기업설명회(IR)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당분간' 처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LG화학 역시 2차전지 소재 설비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분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가장 쉽고, 빠르다. 현재 보유지분이 80%를 웃돌기 때문에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지분만 남기고 처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업계에는 여전한 상황이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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