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훔친車, 6시간 뒤 서울서 CCTV 포착..5분 만에 '포위'했다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29만건(2020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순 하나, 순 하나(순찰차를 부르는 호출). 현시간 도난 차량 감지, 강변북로 일산에서 구리 방향으로 이동 중."
지난달 22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동경찰서 교통정보센터는 경찰 음어로 급하게 강신영 경위를 부르는 무전을 쳤다. 순찰 중이던 강 경위는 공조 요청을 받고 바로 출동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쯤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에서 랜드로버 SUV 도난 신고가 접수됐는데, WASS(수배 차량 검색시스템)에 등록된 이 차량이 서울에 나타난 것이었다.
WASS는 차량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차량번호 자동판독기 등을 경찰청 통합서버와 연계해 수배 차량을 자동 검색해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WASS에 등록된 차량이 시내 주요 도로와 지방 주요 고속도로에 설치된 경찰 CCTV나 차량번호 자동판독기 앞을 지나가면 관련 정보가 112종합상황실, 교통정보센터는 물론 외근 경찰의 업무용 휴대폰과 태블릿 PC에 전달된다.
해당 차량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WASS에 포착됐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몇시간이 흐른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근처 경찰 CCTV에 다시 잡혔다. 강변북로 일산에서 구리 방향으로 이동 중이었다. 서울경찰청의 공조 요청을 받은 마포·용산·성동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수배 차량의 예상 이동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순찰 중이던 강 경위는 강변북로를 타고 수배 차량의 예상 이동로로 가던 중 길가에 정차된 수배 차량을 발견했다. 해당 차량은 성수대교 밑 안전지대에 정차 중이었고 수배 차량의 앞뒤로 버스와 트럭이 서 있었다.
강 경위는 순찰차를 해당 차량 옆에 댔다. 그사이 함께 출동한 같은 팀 이경일 경위는 버스와 트럭 운전자에게 차량을 움직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수배 차량은 순식간에 버스, 순찰차, 트럭으로 둘러싸였다. 용산 서빙고 인근에서 경찰 CCTV에 수배 차량이 포착된 지 5분 만이었다.
대부분 일선 경찰서에는 수사과와 형사과와 별개로 교통과가 있다. 교통과는 교통사고 등을 조사하는 교통조사팀, 범칙금과 과태료 등 교통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교통관리팀, 현장 단속과 순찰 등을 담당하는 교통안전팀으로 구성된다. 강 경위는 교통조사팀 수사관을 근무한 경력도 있다. 현재는 교통안전팀 소속이다.
서울경찰청 산하 일선 경찰서의 경우 경찰서마다 교통안전센터를 한 곳씩 운영한다. 교통안전팀에서 4교대로 24시간 운영하는 교통안전센터에서는 관내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신호 관리, 차량흐름 관리, 교통사고 처리, 음주단속, 교통법규 위반 단속 등이 모두 교통안전팀 업무다.
그는 교통경찰로 일하면서 시민의 삶에 한 발 더 가까이 간 느낌이라고 말한다. 강 경위는 "지구대·파출소에서 고생하는 경찰관들도 많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112에 신고하지 않는 이상 쉽게 마주치기 어렵다"며 "반면에 과속하는 오토바이를 단속하고 신호 위반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차량을 단속하는 일은 매번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과 직결된다. 하루라도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 시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교통단속을 하다 보면 정당한 업무 수행 중에 욕설을 듣기도 한다. 강 경위는 "현장에서 단속하다 보면 욕설하면서 모욕적인 행동을 하는 시민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에게 욕을 하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도 교통경찰의 업무다. 교통단속 업무 자체가 다수 시민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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