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의 '담대한 만남'..美 외교안보 고위급 잇단 접촉
안보실 '담대한 계획' 방향 정립 마지막 단계..면담 관통 키워드 '대북 문제'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대북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계획'이 정립되는 과정에서 이들과의 만남이 어떤 결과물로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대통령실과 여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을, 전날(12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공개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과 에드 마키 미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을 12일 접견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과의 만남은 폼페이오 측에서 먼저 윤 대통령을 예방하겠단 뜻을 밝히면서 성사됐다.
미국 측 고위급 인사들 및 국제기구 수장과의 만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북핵으로 대표되는 대북 문제다.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취임사에서 밝힌 '담대한 계획'으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식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져올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담대한 계획'이 방향성을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현재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보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담대한 계획의) 구체적인 콘텐츠를 채워가는 중으로 어떤 기조나 방향과 같은 것들을 정립해 가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시간표상 아주 구체적인 내용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이나 관련 유관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발표하는 것이 현실성이 높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개연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담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미국 측 외교안보 고위급 인사 및 UN사무총장을 만난 것은 이 관계자의 설명에 충분히 부합하는 셈이다.
안보실 관계자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을 만난 것에 대해 "한반도 안보상황과 관련된 여러 현안이라고 하면 짐작할 수 있듯, 북핵 문제라든지 한미동맹, 앞으로 있을 을지연합훈련문제 등을 두고 다채롭고 다양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비공개 한미안보간담회이자 안보대화, 안보간담회 이런 형식의 자리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의 면담에 대해서는 "북핵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정상회담을 조율했던 인물이다.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북한을 직접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북·대중 강경파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달 7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나아갈 길이라고 믿었지만, 사실상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을 움직이고 있었다"며 북한의 비핵화에 걸림돌이 중국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꽤 긴시간 윤 대통령과 폼페이오 전 장관간 면담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한 폼페이오 전 장관의 경험을 윤 대통령이 충분히 듣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구테흐스 UN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큰 도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에드 마키 미국 상원 동아태소위원장과의 만남에서는 굳건한 한미 연합 대비태세 유지와 실효성 있는 대북 확장 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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