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옛말? 송파 턱밑까지 추격한 용산, 재건축도 시동[알쓸신잡 용산③]

2022. 8. 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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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서 강남·서초·용산만 상승..20년 간 개발 계획 발표될 때마다 용산 들썩


용산은 주거 단지로서의 가치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전통적 부촌뿐만 아니라 아파트 시장에서도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자치구는 단 세 곳이다. 강남구·서초구·용산구다. ‘마용성’이라고 불리며 마포구·성동구와 함께 묶이던 용산은 이제 ‘강남 3구’로 묶이는 송파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KB부동산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아파트 ㎡당 매매 평균 가격은 용산이 1849만원으로 송파(1863만원)와 14만원 차이가 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용산이 송파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말이 나온다. 마용성으로 묶이는 마포(1543만원)와 비교하면 306만원, 성동(1623만원)보다는 226만원 앞섰다. 

용산에서 올해 최고가 단지도 속출했다. 상반기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상위 10건 중 7건이 한남동 소재 아파트였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장 비싼 서울 아파트는 지난 4월 145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청담동 ‘PH129(전용 면적 273.96㎡)’였다. 다음으로 비싼 아파트는 같은 달 135억원에 거래된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전용 면적 268.67㎡)’이다.

지난 5월 30일 110억원에 거래된 ‘한남더힐(전용 면적 240.30㎡)’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전용 면적이 지난해 5월 7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2억5000만원(41.9%) 올랐다.


지난 8월 10일 전날 서울에 내린 폭우로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에 물이 고여 있다.[이승재 기자]


서울시가 지난 7월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산구 일대 재건축·재개발 동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용산에서는 중산아파트·북한강성원아파트·대림아파트·한강삼익아파트·이촌시범아파트, 정비창 전면 1·2·3구역, 용산역 전면 1·3구역, 신용산역 북측 1·2구역, 청파1구역 등 40여 개의 구역이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단지별 재건축·리모델링 사업도 한창이다. 일단 이촌1구역 재건축과 중산아파트는 추진위 단계에 있고 공공 재건축 1차 선도 사업으로 지정된 강변강서아파트는 조합 설립 인가 단계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서울의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동부이촌동 역시 단지별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용산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단지는 ‘한강맨션’이다. 660가구 규모인 한강맨션은 올해 초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서울시에서 인가를 받은 최고 35층 설계안과는 별개로 추후 규제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한 ‘68층 설계안’을 제시했다.

한강맨션은 최근 가구당 평균 약 7억7700만원에 달하는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부담금을 통보받은 바 있다. 이 단지 전용 면적 101㎡는 지난 5월 40억원에 매매가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26억5000만~27억원에 매매가 이뤄진 것보다 12억원 넘게 가격이 올랐다.

신동아아파트 재건축과 왕궁아파트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인가 단계다. 강촌아파트, 미주아파트 B동, 점보아파트, 코오롱아파트는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고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용산 일대는 물론 주변 지역의 가격 변동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2020년 개발 계획 발표 직후 용산정비창과 주변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 대지 면적이 18㎡를 초과하는 주택을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용산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개발·재건축 7곳, 용산역 주변 재개발 구역 6곳이다. 정부가 올해 5월 이를 연장하면서 내년 5월까지 이 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용산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단군 이후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이었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용산 일대는 물론 주변 지역의 가격 변동에도 큰 영향을 줬다”며 “용산 일대로 자산가들의 수요 쏠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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