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배추 60%, 무 45% 뛰었다..8월 물가 '초비상'
추석까지 농산물 가격 상승세 이어질 듯
추경호, 강원 고랭지 배추밭 현장 점검
정부, 물가 대책으로 '할인쿠폰' 발행하지만.."소비 자극해 물가 더 오를 수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3% 오르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밥상 물가가 요동을 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초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등을 강타한 115년 만의 폭우로 수확을 앞둔 농산물이 침수 피해를 맞으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도매시장에서는 최근 1주 새 농산물 가격이 껑충 뛰고 있어 성수품 등 농·축·수산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을 앞두고 가계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강원도 고랭지 배추 재배지를 찾아 직접 배추, 무 등의 작황을 살피는 등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 한달 전 채솟값도 역대급이었는데…폭우 이후 농산물 가격 폭등
12일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국내 도매시장에서 배추 10kg은 평균가격 2만360원에 거래됐다. 한달 전 가격(1만2708원)과 비교하면 60% 이상 올랐다. 1년 전(1만62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무 20kg의 전날 평균 도매가는 2만9000원으로 한달 전 가격(1만9930원) 대비 45.5% 올랐다. 무 20kg의 1년 전 평균 도매 가격은 1만4472원으로, 무 역시 2배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파도 비슷한 상황이다. 파 1kg의 평균 도매가는 3114원으로 한달 전 대비 45%, 1년 전 대비 92.2 올랐다. 애호박은 1달 전과 1년 전보다 각각 29.2%, 62.8% 올랐다. 청양고추(10kg)의 경우 나흘 만에 평균 도매가가 4만4320원에서 7만7280원으로 74.4% 올랐다. 청양고추의 1년 전 도매 가격은 3만3584원에 불과했다.
농산물 가격은 유가와 비료비 등 생산비용이 상승한데다가, 최근 폭우 영향으로 수확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폭우 이후 폭염으로 작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폭우로 침수·낙과 피해를 받은 지역은 879헥타르(ha)에 이른다. 가축도 9만마리정도가 폐사했다. 특히 과일·채소류는 폭우 뒤 폭염이 이어지면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식물 조직이 부패되는 무름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농산물 작황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물가 영향도 불가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의 집중호우 피해가 심각해 추석까지 주요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8월 물가 상승도 채소 견인 전망에…추경호, 긴급 작황 점검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하며 물가 상승 기여도가 높았던 채소류가 8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채소류의 물가 기여도는 0.39%포인트였다. 이달 들어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전달 수준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채소류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물가 당국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추석 이후 농식품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지만 80년만의 폭우라는 악재를 만났다. 8월 말 9월 초 늦장마와 가을 불청객인 태풍의 변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 부총리가 강원 배추 산지를 찾아 출하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출하 지연과 작황 악화가 농산물 가격에 미칠 영향을 살피기 위해서다. 추 부총리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추가적인 농산물 공급 확보 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의 고물가 상황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비축 물량 방출 확대와 할인쿠폰 대규모 발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많아지는 농·축·수산물의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5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을 발행할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추석 장바구니 물가안정 위해 20대 성수품 평균가격을 1년 전 가격에 최대한 근접하도록 관리하겠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쿠폰 지원을 통해 실제 구매가격이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할인쿠폰이 일시적으로 가계 부담을 떨어뜨릴 수는 있지만 시장의 수요·공급 조정 측면에서 봤을 때는 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혜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고물가 상황에선 정부의 재정 지출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할인쿠폰은 이에 반하는 정책”이라면서 “할인쿠폰은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인데, 공급이 감소한 상황에서 수요를 자극하면 오히려 상품을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시장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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