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거래 빙하기 오나] 상반기 건축물 인·허가 11% 줄어, 대형 주택건설사 영업익 급감

2022. 8. 13. 01: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ECIAL REPORT
중흥그룹 산하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3077억원에 그쳤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864억원)이 55.1% 급감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주택이 차지한 비중이 66%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높은데, 올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한 게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이유로 DL이앤씨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39.2% 감소한 2603억원에 그쳤다. DL이앤씨 계열사 DL건설은 상반기 영업이익(314억원)이 73% 급감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수익성 악화로 주택건설 업계 역시 신음하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들은 상황이 더욱 안 좋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0~50% 올랐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매출 성장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보다 건축물 인·허가가 줄어든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건축물은 총 10만5243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이에 상반기 전국 착공 물량 역시 13.1% 적은 8만2040동에 그쳤다.

이처럼 주택 공급이 줄었는데도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미분양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1만7700여 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올 6월 기준 2만7910가구로 급증했다. 그간 주택 공급이 많았던 대구·경북에 집중됐던 미분양 물량도 서울·경기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1.1 대 1로 전년 동기(18.2 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서울은 124.7 대 1에서 29.6 대 1로 4분의 1 토막이 났다.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이유다.

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건설 경기가 나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나아질 확률은 낮다.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분양이나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나서는 대신 ‘관망’에 들어간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검증된 수익원으로 통했던 도시정비사업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원 대상의 홍보비와 입찰보증금을 비롯한 비용 부담 문제로 유찰과 수의계약이 성행하고 있다.

해외 수주에 힘쓰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선방 중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3100억원으로 25% 늘었고 GS건설은 3180억원으로 5.3% 증가했다. 이들은 매출 성장세도 양호하다.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계속 활로를 뚫고 있어서다. 다만 이들도 국내 주택사업에선 최소 올 하반기까지 고전할 공산이 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사업 관련 규제가 본격적으로 완화되지 않은 점, 물가 상승세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하반기에도 매출 신장과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