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백 장기화 우려..만 5세 취학 철회에도 '첩첩산중'

안정호 입력 2022. 8. 13. 00:00 수정 2022. 8.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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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공백에 교부금·반도체정원·초등전일제 등 이해관계 얽힌 정책 풀어야

새 정부의 교육 정책들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계속 부딪히며 동력을 상실한 가운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사퇴 후 남겨진 교육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사진은 박 전 부총리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새 정부의 교육 정책들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계속 부딪히며 동력을 상실한 가운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사퇴 후 남겨진 교육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지난 8일 박 부총리의 사퇴로 수장이 없는 교육부엔 산적한 교육 현안만 남겨졌다.

정부의 초대 교육부 장관에 지명됐던 김인철 전 후보자에 이어 박 부총리가 취임 35일 만에 사퇴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힌 정책들을 풀어갈 교육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고등교육의 교육교부금 활용과 반도체 등 첨단인재 양성, 초등 전일제 등 추진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면서 교육부의 계획대로 기존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교육교부금 개편 계획…"학제개편 못잖은 큰 파장 일 것"

교육부는 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 유·초·중·고에서 쓰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활용해 대학 등 고등교육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재정 전략회의를 열고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오는 12월까지 관련 법령의 제·개정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칭)’의 신설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도교육청과 초중등 교육계의 거센 반발이 큰 상황으로 강행 시 ‘만 5세 입학’과 같은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위원장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지난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여서 (대학 등) 고등 교육을 지원하자는 정책이 구체화 될 경우 (취학연령 하향 등) 이번 못지않은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은 유·초·중·고 수준의 교육 투자를 이제 막 시작했다. 그래서 여전히 교육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다"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삭감 시도를 당장 중단해 주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진은 박맹수(오른쪽) 전북지역대학교총장협의회장과 이우종 7개권역 대학총장협의회연합 회장이 지난달 8일 서울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반도체 인력 양성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지방대학 시대를 일관성 있게 실천하라'는 피켓을 들고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 "지방대 총장들, 반도체학과 수도권 증원 반대 입장 변함 없어"

교육부는 지난달 19일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수도권을 포함해 지역에 상관없이 정원 확대를 허용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비수도권 대학들은 지역인재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학과 수도권 증원 계획을 철회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과 협의해 지방대학발전특별협의체를 통해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지원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의 목소리는 다르다.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해당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초기 지방대학 총장들의 요구와는 달리 (정책에 대한) 반발이 심한 총장들은 특위에 제외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역별로 고루 배분했다고 하지만 반발이 심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특별위원회는 4년제 대학 총장 6명, 전문대학 총장 6명, 교육부 간사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은 반도체학과 수도권 증원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수도권 7개 권역 127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은 다음 주 경 회의를 재개해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12일 교원 감축안 철회하고 교원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제공

◆ ‘초등 전일제’ 반발 이어져…줄어든 교원 수급에 "교원 정원 확대하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이 막히자 대안으로 나온 ‘초등 전일제’도 교육계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교육부는 9일 국회 교육위 업무보고에서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 및 초등돌봄교실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해 방과후·돌봄서비스를 강화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학교의 인력과 시설 등 여건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정규 교육 위축되고 방과후 과정 확대나 질 제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12일 "학교와 교사가 교육 본연의 역할조차 하기 힘든 현실인데 돌봄도 교육이라느니 시대가 요청하는 학교의 역할이라느니 궤변을 늘어놓으며 인기영합식 정책을 학교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 수급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예고한 2023학년도 공립 신규교사 채용 규모는 지난해 최종 모집인원보다 초등교원은 240명, 중등교원은 293명 줄어든 규모다. 특히 서울은 초등교원 모집 규모가 절반 이상 줄기도 했다.

이에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소속 총학생회와 교원단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교원 정원 확보를 촉구하는 릴레이발언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대련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정원은 줄지만 학급 수는 늘고 있어 정규 교원으로 채용해야 할 자리를 비정규직 기간제교사로 메꾸고 있다"며 "올해 발표뿐 아니라 내년으로 미뤄진 교원수급계획에서 또한 교사를 대량 감축하는 방향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교원 정원 확대를 요구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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