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력 최강의 미국 제약업계, '인플레법'으로 연 36조원 손해

김재영 입력 2022. 8. 12. 23:26 수정 2022. 8. 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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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 연방의사당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의 회심의 역작 법안인 '인플레 감축 2022법'이 7일(일) 상원에 이어 12일(금) 하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 법의 최대 수혜자는 여러 집단이 될 수 있지만 최대 피해자는 미국 제약업계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과반선에 8명 우세에 그치나 전원 출석 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상원 민주당은 50명 의원 전원이 출석해 토요일 밤 11시반부터 일요일 오후 3시반까지 공화당의 수정안 투표 파상공세를 힘차게 맞받아쳤다.

16시간 동안 거의 쉬지 못하고 20번이 넘는 수정안 제의와 호명 투표 및 호명 개표를 끊임없이 요구 당하는 격무를 견뎌낸 것으로 민주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타이브렉 추가투표로 51 대 50 최종 승리를 거두었다.

하원에서 통과되면 '기후, 건강 및 조세 패키지'라는 설명구가 더 잘 어울리는 이 인플레 법은 10년 동안 기후 대응과 노령자 건강보험 혜택확대 등에 4400억 달러(570조원)의 새로운 연방 예산을 쏟아붓게 된다. 이 돈은 10년 동안 새로 거두게 되는 7400억 달러(960조원) 세금에서 나온다.

예산지출보다 많은 3000억 달러의 세금수입은 누적된 연방 재정적자를 그만큼 줄이는 데 소중하게 전용된다.

7400억 달러의 새 세금은 거의 모두 돈많은 집단에서 나와 민주당의 축약 '부유세'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제약업계가 가장 많은 세금을 물게 되는 것이다.

다만 제약업계는 새로운 세금을 곧이곧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반세기 넘게 보장받던 연방예산 관련 이익을 상당분 포기하는 방식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이 법이 없으면 제약업계에게 자동적으로 흘러가던 수백 억 달러 연방 예산이 더 이상 필요없게 돼 연방 재정에 그만큼 이익이 돌아온다.

하원 통과 후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이어지면 제약업계는 1965년 후 가만히 앉아서 보장받던 메디케어 관련 세금 수입을 생으로 놓치게 되는데 그 규모가 앞으로 10년 동안 2800억 달러(360조원)에 이르는 것이다.

이 2800억 달러는 1년 순익이 10억 달러가 넘는 슈퍼 대기업 200개가 15% 최소 법인세로 10년 간 내게되는 2600억 달러(340조원)의 새 세금보다 많다.

또 바이든 정부는 연방 국세청(IRS) 예산을 10년 동안 800억 달러(104조원) 증액해 전대미문의 '탈세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이 법을 통해 공표하고 있다. 이 같은 비용을 들여 국세청이 10년 동안 '거의 창조적으로' 거둬들일 새 세금은 2040억 달러로 추산된다. 비용을 제외하고 1240억 달러(161조원)의 '순' 세금이 연방 국고에 들어오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손실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노령자 의료보험인 메디케어를 알아야 한다. 매월 자신이 번 수입의 2.8%를 메디케어 세금으로 납입한 근로자와 자영업자는 65세가 되면 연방정부의 국가 의료보험 메디케어 혜택을 받는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과 같은 혜택을 65세가 되어야 보는 셈이다.

이 메디케어 의료보험 헤택을 보는 미국인은 지난해 기준으로 6000만 명이며 연방 정부는 이들에게 노령 보편의료 혜택을 주기 위해 총 7800억 달러의 예산을 썼다. 이 예산은 노령 이전의 국민들이 내는 2.8% 납입금에서 나오지만 매년 적자다.

메디케어 비용 중 처방약이 문제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는 전문의약품이 메디케어 안에 들어오면 제약사가 요구하는 금액 그대로 줘야 한다는 것이다. 메디케어 약품값은 결국 정부 예산에서 나가는 것인데 정부는 처방약 제약사와 가격 협상을 할 권리가 없었다.

무조건 지출을 줄이려는 정부가 협상에 나서는 순간 엄청난 돈이 드는 신약 개발은 물건너 간다는 제약업계의 논리가 인정된 것이다. 이런 제약사 '떼법' 논리가 이번 인플레 법에서 최초로 제동이 걸렸다.

현재 가장 비싼 메디케어 처방약 10위권 약에 대해 미 연방 정부는 2026년부터 제약사와 가격 협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2029년에는 협상 대상 약이 20위까지 확대된다.

이로 인한 제약업계의 10년 간 손실, 즉 연방정부의 예산 절약 규모가 2800억 달러다. 연 평균 280억 달러(36조원)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로비 자금을 가장 많이 풀고 있는 이익집단이 제약업계이며 올 상반기에만 신고 로비자금이 1억4200만 달러(1800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연 의료비 중 약품값 규모는 국방예산의 60%에 육박하는 4000억 달러(520조원)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 여름방학을 앞둔 이날 12일 인플레 법안이 통과되면 10년 동안 새 세금 3700억 달러로 역사적인 기후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을 일차적으로 홍보할 것이다.

이어 제약업계 이익 2800억 달러를 감축시킨 것 그리고 슈퍼 대기업에게 2600억 달러의 새 세금을 걷게 된 것을 집중 조명시킬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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