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 "반지하도 사람 사는 곳..없애면 어디로 가야 하나"

김명진 기자 2022. 8. 1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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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일하 동작구청장이 10일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된 서울 상동3동을 찾아 주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위로하고 있다./동작구청 제공

원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지하 거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최근 폭우로 반지하 집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앞으로 지하·반지하는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이를 두고 “(반지하에는)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실제 많이 살고 있다”며 “이분들이 현재 생활을 유지하며 이만큼 저렴한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원 장관은 “나도 30여년 전 서울에 올라와 반지하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았다. 반지하에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산동네, 달동네를 없애는 바람에 많은 분이 반지하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원 장관은 “당장 필요한 개보수 지원은 하되, 자가 전세 월세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집주인을 비롯해 민간이 정부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주거 이전을 희망하는 분들이 부담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를 위한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건축법 개정을 추진해 지하·반지하는 아예 주거 용도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허가받은 지하·반지하 주택도 10~20년 유예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없애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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