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자유 홍콩’… 1년새 11만명 떠났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8. 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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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 위상에 경고등

홍콩 인구가 1년 새 12만명 이상 감소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홍콩에 대한 중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상대적으로 강력한 코로나 방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제도시 홍콩의 위상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시내 주택가에서 아이들이 권투 연습을 하고 놀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1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홍콩 정부가 발표한 2022년 홍콩 인구는 1년 전보다 11만3200명 감소한 729만1600명으로 나타났다. 1961년 통계 발표 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아 생긴 자연 감소(2만6500명)도 있었지만 이민 등의 이유로 홍콩을 떠난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이민 등의 이유로 홍콩을 떠난 사람은 11만3200명으로 작년 대비 63.6%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홍콩으로 이주해 온 사람은 1만8300명에 그쳤다.

홍콩 인구는 2019년 750만7900명을 정점으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홍콩 내 대규모 반정부·반중 시위가 벌어지자 중국 당국은 2020년 홍콩 보안법을 제정해 정치적 통제를 강화했고 정치인, 언론인들이 해외로 망명했다. 영국이 홍콩인에 대한 이민 조건을 완화하자 고소득층이 이민을 가는 경우가 급증했다. 홍콩이 입국자 7일 격리 등 강도 높은 코로나 방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인구 유출 원인으로 꼽힌다. 명보는 “이민을 떠난 사람은 젊은 고학력자가 많고, 앞으로 더 많은 인재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홍콩의 노동력, 경쟁력, 정부 세수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본토에서 외국 인력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독일 기업을 대변하는 주중 독일상공회의소는 11일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중국에서 고용하던 외국 직원 가운데 25.4%가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중국 내 강력한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생활 여건이 악화하고 중국 정부의 비자 발급이 지연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은 이 자리를 중국인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매출 감소, 사업 축소로 중국 내 독일 기업의 41.7%는 “올해 전체 직원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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