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채용' 외국인 노동자 이탈 심각..정부는 '팔짱'만

배수현 2022. 8. 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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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KBS는 얼마 전, 외국인 계절 근로자 이탈 문제를 연속 보도했었는데요.

3~4년짜리 장기 취업 외국인 노동자 이탈도 농촌의 큰 골치거리입니다.

농민들은 신청과 각종 비용 부담을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다며 불만입니다.

보도에 배수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나리가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수확에 들어가야 하지만, 농장주는 한숨만 가득합니다.

부족한 농촌 인력난 속에 어렵사리 고용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잠적한 겁니다.

미나리 수확에는 적어도 예닐곱이 있어야 하는데, 고용한 7명 중 3명이 사라졌습니다.

[이상주/농민 : "참, 황망하다고 할까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고 싶어요."]

잠적한 외국인들은 'E-9'이라 부르는 비전문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했습니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중간에 다리를 놓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 농가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입국을 허용해주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약 23만 명 정도 됩니다.

잠적한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피해는 농가에서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농장주가 허가도 신청하고, 취업교육비와 각종 부대 비용을 부담하는 데다, 고용 기간 숙식 해결은 물론, 몸이 아프면 치료도 도와야 합니다.

사실상 국내 체류 전반을 책임져주는 실정인데도 기본 3년, 최장 4년 10개월의 근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농민들은 정부가 수수방관한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상주/농민 : "대한민국 정부에서 뭔가 특단의 조치를 해서 이렇게 이탈이 없게끔. 아니면 거기서 들어올 때 확실히 뭔가 목적을 정해가지고…."]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노동자 이탈 시, 해당 국가 비자 발급 제한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단속반 운영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대책 마련에 손 놓은 관계 당국에 애꿎은 농민들만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현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배수현 기자 (hyeon237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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