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속출하던 8일, 대통령실 재난담당팀장 휴가
수도권 집중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지난 8일 대통령실 재난 담당 팀장이 휴가 중이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시 재난 관련 담당자가 휴가 중이었지만 국정상황실에서 대통령에 대한 보고 등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서 “당일 대통령의 대응은 차질없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기상청으로부터 받아 이날 공개한 재난보고 관련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지난 7일 오전 11시 “수도권에 300㎜ 이상의 많은 비로 하천 범람, 침수, 축대 붕괴, 산사태 대비 등의 방재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재난 담당 팀장은 지난 8일 휴가 중이었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저녁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퇴근했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에서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됐더라”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8일 오전 7시3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오후 9시30분 2단계로 격상했다. 대통령실은 8일 오후 11시40분 대통령 첫 지시사항을 소방청 등에 전달했다. 호우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위험지역 사전 주민대피 등 각별한 대책을 강구하고,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은 출근시간 조정을 적극 시행하라는 내용이었다. 대통령 지시사항은 9일 새벽 1시15분 각 시·도 소방본부에 전달됐고, 소방청은 9일 오전 6시 대통령실에 사망자 7명, 실종자 6명, 부상자 9명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실무자인 팀장 한 명이 휴가를 갔다고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는 보도 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대통령실의 재난 책임자는 국정상황실장으로, 상황실장은 휴가를 가지 않았다. 당시 상황실장은 다른 실무자들과 현장 상황을 파악해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의 최초 지시가 지난 8일 밤 11시40분에야 재난 담당 부처에 전달됐다는 보도 내용은 악의적 왜곡”이라며 “그날 오후 9시17분 국무총리가 재난 담당 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재난 담당 부처들을 콘트롤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똑같은 지시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첫 지시사항에 ‘행정기관 출근시간 조정’이 포함된 이유도 해명했다. 대변인실은 “밤 11시40분 대통령의 추가 지시가 나온 것은 대중교통이 침수돼 다음날 출근 대란이 우려되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왜곡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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