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은빛 모래 반짝이는 곳, 하룻밤 '섬 캠핑'

한겨레 입력 2022. 8. 12. 21:30 수정 2022. 8. 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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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 캠핑의 정석]캠핑의 정석: 완도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
자동차로 유유자적 떠나는 섬 여행
깨끗하기로 유명한 신지 명사십리
청해포구 담장 너머 낙조도 근사해
유에프오(UFO)가 연상되는 완도타워와 완도 전경.

바다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설레는 이라면 주목할 캠핑이 있다. 바로 섬 캠핑. 막연히 섬 캠핑은 어렵고 번거로우리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반 캠핑 떠나듯, 배를 타는 과정도 없이 자동차로 유유자적 떠날 수 있는 섬도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남 완도. 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과 감성을 소개한다.

십리 퍼지는 모래 소리 운치 있네

여름 휴가철인데 코로나19 재확산이라니. 3년여 만에 처음 거리두기 없는 휴가를 맞아 보려는데 찬물을 끼얹는다. 이번 여름도 제대로 보내긴 틀렸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캠핑의 여유를 즐기기에 섬만한 곳이 없을 터. 전남 완도군 신지면에 있는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한국관광공사 ‘2022 안심 관광지’와 전라남도 ‘8월 안전한 여행지’에 선정된 곳이다.

완도는 우리나라 청정 바다의 대명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완도는 육지와 섬 사이가 다리로 연결되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이 훌쩍 도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모래가 운다’는 뜻의 한자 ‘명사’(鳴沙)를 쓴다. 너른 백사장의 모래가 파도에 쓸리면서 나는 소리가 십리 밖까지 퍼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알고 들으니 한여름 밤바다의 운치가 더욱 근사하게 느껴졌다.

해변의 길이가 3800m로 시원하게 펼쳐진 해안선과 은빛 고운 모래가 인상적이다. 백사장 너비는 150m로 꽤 넓고, 수심은 얕아 해수욕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마련된 캠핑장에서 오염도가 거의 없는 산소 음이온을 마음껏 들이마시며 건강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캠퍼들에겐 이만한 천국이 따로 없다. 해변 근처에 어린이 놀이시설이나 차박·오토캠핑을 위한 오토캠핑장도 마련되어 있어 입맛대로 골라 즐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해양 치유 체험존을 놓치지 말자. 매년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맞춰 주민과 피서객을 대상으로 하는 해양 치유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여름, 모래와 휴식’이라는 테마로 운영하는데 해양기후를 활용한 노르딕워킹, 필라테스, 싱잉볼 명상, 차 명상, 해변 엑서사이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덴마크에 소재한 환경교육재단(FEE)이 부여하는 국제 인증 ‘블루 플래그’를 얻은 해변이니만큼 체험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볼거리도 놓칠 수 없다. 완도의 상징물이 된 완도타워는 대한민국 조명대상을 받은 건축물이기도 하다. 드라마 단골 촬영지로 유명한데, 최상층 부분이 원형으로 되어 있어 유에프오(UFO)가 연상되는 미래지향적인 외관이 인상적이다. 완도의 푸른 바다와 주변 정취를 한눈에 시원하게 만날 수 있고 광장, 산책로, 쉼터, 영상시설, 크로마키 포토존, 액티비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완도 스카이가 조성되어 있다. 부드러운 빵에 전복 하나가 통째로 들어간 장보고 빵은 완도타워에선 놓치지 말아야 할 먹거리다.

통일신라의 역사가 남은 장도 청해진 장보고 유적.

역사 공부도 함께 ‘완도 캠핑’

섬 속의 섬 장도에 자리한 청해진 장보고 유적은 통일신라시대 바다의 전설, 장보고 장군이 남긴 해군기지이자 국제무역항이다. 장보고는 신라의 평민 출신으로 당나라에 건너가 장군이 되었으나 해적이 신라인을 사고팔아 노비로 삼는 것에 몹시 분노하여 신라로 돌아와 828년 청해진을 설치했다. 이후 그가 서남해안의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권을 장악함으로써 청해진은 당과 일본 등을 잇는 국제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세계와 교류하며 동아시아 무역을 독점하여 승승장구하던 청해진은 권력다툼에 휘말린 장보고가 암살당한 뒤 851년 폐쇄되었다. 당시의 유적으로 외성과 내성이 있었다고 전하며, 현재는 청해진 방어를 위해 장도 섬 둘레에 박아 놓았던 통나무울짱(목책)과 계단식 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외에도 섬 중앙에 남아 있는 맷돌, 당시 화려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와, 토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인근에 장보고기념관, 장보고공원, 장좌마을 청해진 유적지 쉼터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청해포구 촬영장은 장보고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해신>을 촬영하기 위해 완도군과 방송사가 합작해 건립한 곳이다. <해신> 외에도 지금까지 40여편의 드라마와 영화 등이 이곳에서 촬영돼 삼국·고려·조선시대, 근대사까지 넘나드는 역사드라마의 촬영 성지가 되었다. 역대 최단기간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명량>의 주요 명장면도 여기서 태어났다. 영화 속 왜군부대 출정식과 군함 정박 선착장 전투 장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저잣거리 등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명장면이 대부분 청해포구에서 촬영된 것들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담장 아래로 바다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청해포구의 모습을 좋아한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일몰 즈음 방문하면 더욱 근사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알아두면 좋아요

1.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의 해양 치유 프로그램 세부 일정은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노르딕워킹 등 5종의 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10시부터 12시까지 조개를 이용한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는 유자·머드를 활용한 테라피 제품 체험과 해조류 아이 패치 체험이 진행된다. 모래찜질과 해양 치유 음료 시음은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2. 장도는 썰물 때에만 들어갈 수 있지만 장도목교를 통해 시간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3. 장보고공원은 청해진유적 입구에 있으며 장보고기념관과 관광정보센터가 자리한다. 전체적으로 넓고 쾌적한데다 장도를 포함한 주변 정취가 좋아 차박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단, 텐트 치기나 취사를 하지 않는 스텔스차박의 경우만 가능하다.

4. 바다와 함께 청해포구 인증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오후보다 오전 방문을 추천한다. 역광을 피할 수 있어 사진이 잘 나온다.

글·사진 홍유진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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