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깃든 계층과 권력의 불평등[책과 삶]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말하지 않는 것들
메리언 네슬·케리 트루먼 지음 | 솝희 옮김
현암사 | 224쪽 | 1만5000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부정식품을 없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환경운동가 케리 트루먼이 묻고 식품학자 매리언 네슬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말하지 않는 것들>은 음식이 어떻게 계층·불평등·권력의 영향을 받는지를 알기 쉽게 살펴본 책이다.
전 세계 10억명이 기아로 고통받는 한편 20억명이 비만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모순적인 현실은 잘못된 정치와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한다. 생산자·제조업자·판매자·노동자·소비자는 동등한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 생산자와 산업 관계자들은 높은 이윤을 기대하고 있으며, 푸드 시스템은 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저자는 정크푸드 대신 ‘울트라 가공식품’이란 용어가 진실에 가깝다고 말한다. 산업적으로 생산되며 원재료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고, 가정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는 첨가물을 포함하는 식품을 울트라 가공식품이라 부른다. 건강을 위해선 울트라 가공식품을 피하는 편이 좋겠지만, 식품 산업의 마케팅과 로비는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채소가 울트라 가공식품보다 비싸고, 경제력이 낮을수록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계층별로 선택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동물을 해치지 않고 항생제도 없으며, 온실가스도 만들지 않아 각광받는 대체육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경제력이 있는 이들만 선택할 수 있다. 특정 계층만 건강과 윤리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저자는 몸에도 좋고, 지구에도 좋은 음식을 모두가 선택할 수 있으려면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식은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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