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그림·빼곡한 글씨·가지각색 사연..실종 전단 한장에 담긴 애절함[이미지로 여는 책]

로스트
이언 필립스 지음·허윤정 옮김
생각비행 | 236쪽 | 1만8000원
“테디가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는 건 압니다만, 테디는 제게 그 이상인 아들과 같은 존재랍니다. 테디가 사라진 뒤로 제 삶은 완전히 고통의 늪에 빠져버렸어요.”
사랑하는 테디를 잃은 글쓴이의 비통한 심정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테디는 글쓴이의 반려견 비숑 프리제다.
글쓴이는 테디를 찾는 ‘실종 포스터’를 작성해 붙였다. 테디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일러스트레이터 이언 필립스는 전 세계에서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찾는 포스터를 수집했다.
반려동물 실종 포스터를 수집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북미와 남미, 유럽, 호주, 일본 등 곳곳에서 포스터가 도착했다. 찾는 동물의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개와 고양이부터 새, 뱀, 쥐, 토끼, 페럿, 염소, 소까지….
잃어버린 사연도 제각각이다. 집을 나가버린 경우가 많았지만,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만나지 못하게 된 동물도 있다. 미국의 디애나는 연락이 끊긴 남자친구 데이비드에게 전화를 달라며 “난 그냥 비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라고 적는다. 저자는 “실종된 개를 찾는 것일까, 실종된 남자친구를 찾는 것일까?”라고 묻는다.

비열한 강탈과 도난도 있다. 테틀리라는 치와와는 더플백에 담겨 주인과 함께 지하철을 탔다가 소매치기 당해버렸다. 총을 든 강도가 차를 강탈하면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샤페이 견종의 클레오는 주인과 헤어졌다.
반려동물을 묘사하는 표현도 개성이 넘친다.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고양이 코닐리어스는 “꼬리가 없고 약간 우쭐우쭐 으스대며 걷고”, 고양이 노네트는 “호랑이 기질”에 “가르랑거리는 일은 거의 드물고 아이들을 할퀴길 좋아한다”.

어린이가 삐뚤빼뚤 그린 고양이 그림, 사진이나 그림 없이 글로만 쓰인 포스터 등 종류는 천차만별이지만 반려동물을 찾는 애타는 심정만은 같았다.
저자는 포스터 한 장 한 장이 “사랑, 상실, 우정을 보여주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소탈한 예술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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