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 누가 해줬으면..돌봄이 처한 아픈 현실[책과 삶]

돌봄이 돌보는 세계
조한진희·다른몸들 기획
동아시아 | 348쪽 | 1만7800원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돌봄의 보편성이나 필수노동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한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 든 부모, 어린 자녀,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이들을 돌보는 노동으로부터 탈주하고 싶은 욕망을 점점 더 품게 된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하기 싫고, 누군가 저비용으로 알아서 해주었으면 하는 일, 그것이 돌봄이 처해 있는 정직한 현실 아닐까?”
조한진희 작가는 <돌봄이 돌보는 세계>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돌봄의 중요성을 말하기에 앞서 한국 사회에서 돌봄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더 나은 돌봄을 상상할 수 있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는 지금까지 분절적으로 등장했던 돌봄을 둘러싼 문제들을 연결해 다층적인 현실을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가 담긴 책이다. 사회학자, 보건학자, 여성학자, 문화인류학자, 노동운동 활동가, 장애인 운동 활동가, 질병권 운동 활동가, 동료 상담가, 질병 당사자가 모여 각자의 자리에서 돌봄이 취급돼 온 방식과 경로를 검토한다. 돌봄에 새겨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조명한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질병 당사자와 장애 활동가 등이 아픈 몸과 장애를 중심으로 돌봄을 사유한다. 중반부에서는 노동, 교육, 의료 제도로서의 돌봄을 다룬다. 돌봄에 대한 논의에서 왜 정작 돌봄 노동자들이 지워지는지, 의료가 돌봄을 포괄하지 못하고 왜 의료행위 자체로서만 점점 더 강조되는지 고민하고 추적한다. 후반부에서는 젠더, 탈성장과 돌봄을 연결지어 사회 질서로서의 돌봄을 조명했다. 돌봄은 성장·기후·식민의 문제를 사유하는 하나의 장(場)이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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