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산자물가 상승률, 2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석유 등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
7월 지수, 6월 대비 0.5% 하락
소비자물가지수도 상승폭 둔화
인플레이션 ‘정점’ 관측엔 찬반
미국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까지 늦추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간)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 6월과 비교해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PPI 월간 상승률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7월의 전년 동월 대비 PPI 상승률은 9.8%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PPI 상승률이 11.3%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됐다.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이 지난 6월보다 9% 떨어지면서 생산자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지난 6월과 비교해 0.2% 증가했지만, 예상치(0.4%)를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8%로 지난 6월 6.4%보다 상승 폭이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했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 6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9.1%로 40여년 만에 최고치였던 것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
7월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여전히 인플레이션율이 높아 물가 부담이 해소됐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 베로니카 클라크와 앤드루 홀렌스트는 “올해 하반기 상품 가격 하락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높다”며 “빠듯한 고용시장과 관련된 서비스 가격 등 근본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중요한 점은 우리가 약간의 개선을 목격하고 있지만 승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본 목욕탕서 700장 이상 불법도촬한 외교관···조사 없이 ‘무사귀국’
- 서울 다세대주택서 20대 남성과 실종 신고된 1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돼
- 안현모, 이혼 후 한국 떠나려고···“두려움 있었다” (전참시)
- 尹, 9일 기자회견 유력…대통령실 “할 수 있는 답 다하겠다는 생각”
- 인감증명서 도입 110년 만에…9월30일부터 일부 온라인 발급 가능해져
- “하이브·민희진 분쟁은 멀티레이블 성장통” “K팝의 문제들 공론화”
- ‘유시민 누나’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
- 김신영 날린 ‘전국노래자랑’ 한달 성적은…남희석의 마이크가 무겁다
- 국가주석에 국회의장까지 권력 빅4 중 2명 숙청···격랑의 베트남 정치
- 수능 6등급도 교대 합격···상위권 문과생들 “교사 안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