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이은 집중호우..추석 앞두고 농산물 가격 급등 '비상'
하반기 물가 관리에 최대 복병으로..폭우 등 작황 영향에 촉각
비상경제차관회의 "하우스·축사 등 취약시설 점검·응급복구"
중부지방에 대한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추석 대목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에 다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폭염으로 작황이 나빠져 한차례 가격이 뛰어오른 데 이어 이번에는 집중호우로 출하 지연과 병해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작지 침수나 유실 등 직접적인 작황 피해도 누적되고 있어 하반기 물가 안정의 최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와 낙과 피해 면적은 879㏊(헥타르)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농식품부가 집계한 551㏊보다 300㏊ 이상 피해가 늘어난 것으로, 피해복구 작업이 본격화되면 피해 집계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가 내놓은 농작물별 피해 집계 현황을 살펴보면 벼 침수 피해가 356.2㏊로 가장 많았고, 채소(83.3㏊), 밭작물(42.5㏊), 과수(3.1㏊)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이밖에 가축폐사는 8만6552마리, 꿀벌 600군, 비닐하우스 0.1㏊의 피해가 발생했다. 벼 피해에 비해 최근 가격이 급등한 무·배추 등 여름 고랭지에서 출하되는 채소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엽근채소와 파, 마늘, 양파 등 양념채소 가격이 앞선 폭염으로 한차례 크게 요동친 데다, 이번 집중호우로 병해와 출하지연 가능성도 있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무 20㎏의 도매가격은 2만9000원으로 일주일 전(2만2920원)보다 26.5% 상승하는 등 폭우 직후 밭작물 도매가격은 더 뛰었다.
같은 기간 배추 10㎏ 가격은 4.6% 오른 2만360원, 감자 20㎏ 가격은 8.5% 오른 4만4840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집중호우 직후 폭염이 이어지면 무름병(배추·무)과 탄저병(고추) 등 병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폭염과 집중호우 등 농산물 출하에 변수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반기 물가 안정의 가장 큰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추석 지나며 서서히 물가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9월, 또는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최근 폭우 등이 농작물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점검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하우스·과수원·축사 등 취약시설 점검과 응급복구에 집중하겠다”면서 “중부권이 주산지인 배추·무·감자, 사과·배 등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 작황관리팀을 운영해 병해충 방제, 약제 할인지원, 예비묘 즉시 공급 등 선제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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