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드러낸 한동훈.. '검찰 수사권 축소' 법 취지 따를 생각 없는 듯

김영훈 입력 2022. 8. 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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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 입법 기능을 무력화한 행위라고 비판한 야당을 향해 "정부에 법문을 무시하면서 개정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 달라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검찰 수사권 축소를 위한 국회의 입법적 노력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청법 개정안의 취지는 깡그리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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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검수완박 시행령 개정 야당 반발에
"법 개정 의도 따라 달라는 건 상식 안 맞아"
"검찰이 깡패·마약 수사 왜 하지 말아야 하나"
국회 입법권 부정 날선 반응에 우려 목소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종합브리핑실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 입법 기능을 무력화한 행위라고 비판한 야당을 향해 "정부에 법문을 무시하면서 개정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 달라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려는 법 개정 취지를 따를 생각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출입기자단에 1,300자 분량의 ‘수사 개시 규정 개정안(시행령) 관련 법무부 장관 추가 설명 자료' 형태의 입장문을 보냈다. 한 장관은 검사가 수사 개시할 수 있는 부패·경제범죄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법무부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 범위에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법률 위임에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서민을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수사, 무고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느냐”며 "다수의 힘으로 헌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법무부가 전날 발표한 시행령 개정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검찰 수사권 축소를 위한 국회의 입법적 노력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검찰청법 개정안의 취지는 깡그리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국회를 향한 한 장관의 이날 반응이 도를 넘어선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부 소속 장관이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하며 국회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정웅석 서경대 법학과 교수는 "법무부 입장에선 당연히 수사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싶겠지만, 입법자 의도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한 장관의 대응 방식을 우려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야당의 공세에도 그동안 검찰과 법무부가 차분히 잘 대처했는데, 한 장관의 감정 섞인 반응으로 한순간에 정치적 싸움으로 변질돼버렸다"며 아쉬워했다.

한 장관이 시행령을 통해 수사권 확대를 시도하는 점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인권침해 소지가 크기 때문에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시행령을 통해 수사 범위를 조정하는 것은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또 다른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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