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무릎만 차올라도..'반지하 침수' 대처 어떻게?
이번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서 침수 피해가 특히 컸죠.
문 밖에 빗물이 차고 계단으로 쏟아지면 대피하기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또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실험으로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이곳은 침수출입문 개방체험장입니다.
안쪽으로 들어와 보면 모형 현관문이 설치가 돼 있는데요.
이 문 밖에 빗물이 차오를 때, 차오른 빗물의 높이에 따라 대피 어려움이 얼마나 커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30cm까지 차오른 물, 힘껏 문을 여니 조금씩 열립니다.
[{하나, 둘, 셋!} 열리긴 하네요. 이것도 잘 열리진 않는데요?]
이번엔 40cm, 정강이 높이까지 찼습니다.
온 힘을 다해 밀어 보지만,
[{쭉 미세요.} 밀고 있어요.]
물이 새어 나올 뿐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안 열리는데. 안 열려요.]
무릎 높이가 되자 성인 남성도 쉽게 열지 못합니다.
[아예 안 열립니다. {안 돼요?} 네.]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 나가기 어려운 만큼 조금이라도 유입될 때 탈출하는 게 좋습니다.
[김학수/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관 : (문이 열리지 않을 땐) 우선 119에 구조 요청을 하시고, 도구를 이용해서 방범창을 뜯어내는 등 대피로를 확보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빗물이 계단을 통해 쏟아져 내릴 땐 어떨까.
물이 발목 정도 높이일 땐 문제가 없습니다.
무릎 높이로 수위가 올라가자 한 걸음 내딛기조차 힘들어집니다.
[발이 뒤로 밀려요.]
난간이 없다고 가정하고 올라가 봤습니다.
몸이 뒤로 밀려나 걸을 수 없습니다.
[{안 될 것 같아요?} 네네.]
[김학수/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관 : (빗물 유입량을 줄이려면) 출입문 방지턱을 설치하거나 차수판을 설치하고, 지하 계단의 경우엔 난간을 설치해주면 대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박주선 씨도 이번 폭우 때 빠르게 차오르는 물에 놀랐습니다.
[박주선/서울 신길동 : 한 이 정도에서 시작했던 것 같은데 허벅지까지는 찼던 것 같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게 느껴질 정도로 빨리 찼으니까.]
대처 방법을 몰라 더 막막했습니다.
[박주선/서울 신길동 : 두꺼비집 내려야 하고, 이런 매뉴얼(대피 요령) 같은 게 교육이 됐으면 참 좋았겠다. 집에 들어왔을 때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일부 지자체에선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막이판'을 설치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리를 이용해 금방 떼어내고 다시 고정할 수 있습니다.
[박성범/서울 중랑구청 치수과 : 적은 양의 비에 충분히 대비가 가능하고 큰비가 있을 때도 단시간에 역류가 생기는 부분을 방지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바라는 건 결국 더 나은 주거 환경입니다.
[최용/반지하 주택 주민 : 공공임대주택 같은 거, 그런 지원을 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반지하 주택 주민 : 우리 수급자들은 이런 데 안 살게 옮겨줬으면 좋겠어. 진짜로 너무 힘들어요.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야.]
집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모두 젖어 이렇게 골목길 하나를 가득 채웠습니다.
비가 내리는 걸 막을 순 없어도, 적극적인 조치로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건 멈춰야 하지 않을까요.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성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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