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물 먹은 차'는 습기 가득..햇볕 좋은 날 '일광욕' 필수

윤희일 선임기자 2022. 8. 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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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시민연합, 관리법 소개
브레이크 패드·라이닝 꼭 점검을
에어컨 필터·에어클리너는 교환
‘안전장치’ 전기차, 감전 걱정 낮아
정비소 2곳 견적 후 점검받아야

서울 등 수도권을 강타한 ‘물 폭탄’으로 인한 차량 피해가 막대하다. 차량이 완전히 침수돼 운행이 불가능한 차량 수천여대는 폐차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침수된 이른바 ‘물 먹은 차’는 그대로 운행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 먹은 차’는 꼼꼼한 사전점검과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동차시민연합은 폭우 속에 물 먹은 차량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정리해 12일 발표했다.

폭우 속에 주행을 했거나 주차한 차, 물이 많이 있는 곳을 주행한 차 등은 ‘반침수 차’로 높은 수준의 습기를 품게 된다. 이런 경우 안쪽으로부터 부식이 빠르게 발생하게 된다. 운전자가 부식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부식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런 경우 차체에 부식이 발생하면서 정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5년 이상 지난 중고차의 경우 하체의 언더코팅 상태를 점검하고, 햇볕이 좋은 날을 선택해 보닛과 앞뒤 문, 트렁크를 모두 열어 건조하는 것이 좋다. 차량에 일종의 일광욕을 시키라는 것이다. 차 바닥의 매트는 물론 스페어타이어까지 들어내고 흙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 먹은 차는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도 꼭 점검해야 한다. 온도 게이지가 평상시와 다르게 상승하거나 간헐적으로 시동이 꺼지는 경우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물 먹은 차의 경우 에어컨 필터와 에어클리너가 습기에 찌들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교환하는 게 좋다고 자동차시민연합은 밝혔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차내 필터(에어컨 필터)는 도로상의 매연이나 미세먼지를 걸러주기 때문에 오염이 심한 상태에서 습기가 차면 성능이 떨어진다”면서 “차량의 필터는 사람의 마스크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증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엔진까지 일부 침수된 차라면 모든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교환해야 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하고 깨끗이 씻은 뒤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주는 것이 좋다.

2007년 이후 출시되는 경유차는 매연포집필터(DPF)의 부착이 의무화됐다. 고성능 백금 촉매로 이루어진 이 필터는 미세먼지를 90% 이상 줄이는 역할을 한다. 폭우 속에 경유차의 머플러 뒷부분으로 토사 등이 섞인 빗물이 역류하면 매연포집필터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만약 경유차의 하체가 부분적으로 침수됐다면 매연포집필터에 대한 클리닝 작업을 해야 한다.

300V 이상의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기차가 침수되거나 비에 노출될 때 감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돼 있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자동차시민연합은 밝혔다.

물 먹은 차에 대한 점검은 정비업소를 통해 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2곳 이상의 정비업소를 들러 견적을 받아 요금을 비교한 뒤 점검 및 정비 작업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자동차시민연합은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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