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기록적인 폭우, 기후변화 탓?.."다음 주 더 강한 비"

YTN 입력 2022. 8.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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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오재호 /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다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예고되며 추가 비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 폭우 원인부터 향후 날씨 시나리오는 어떤지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명예교수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 내린 집중호우, 이른바 115년 만에 관측된 최악의 폭우라고 언론에서 얘기했는데요.

이렇게 이례적으로 집중호우로 이런 느닷없는 피해가 잦아지고 이런 현상. 일각에서는 이것을 지구 온난화나 기상 이변의 차원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마는 기상 과학적으로 보면 어떻게 보고 계신 겁니까?

[오재호]

올해 장마 시작부터 특이했습니다. 보통은 북태평양고기압이 6월 말부터 힘을 받아서 북쪽으로 밀고 올라가면서 그 언저리에 장마전선이 생겨서 비가 제주도부터 남쪽으로 서서히 올라오는 게 보통 장마인데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장출하기 전에 북쪽에서 저기압이 내려오면서 우리나라 중부쪽에 걸렸습니다.

그러면서 장마전선이 생기기도 전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소위 말하는 무열입성을 해서 한반도 남쪽을 지배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남쪽에 비가 전혀 오지 않고 장마가 끝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고기압이 힘이 있으면 계속 밀고 북한으로 만주로 올라가는데 또 그런 힘이 없어서 그냥 거기에서 북쪽에 있는 태백 고기압하고 서로 대치하면서 정체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장마전선이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대립돼서 계속 뭉게구름이 만들어지면서 비가 많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에 기상학에서 얘기했었던 장마전선이라든가 여름철에 나타나는 기상 패턴과는 벗어난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그러면 사실 장마기간은 끝났다고 하는데도 또 집중호우가 내리고 이런 현상은 몇 년 전에도 있지 않았습니까?

[오재호]

그런데 보통은 우리가 가을장마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좀 빠르고요. 가을장마라고 하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힘이 약해져서 수축될 때 내려오면서 되는 건데 지금은 그런 상태가 아닌데 북태평양고기압이 미처 북한 쪽으로 밀고 가지도 못했습니다.

적당한 세력으로 거기서 그냥 정체해버리니까 비가 오는 곳만 계속 비가 오게 되고 또 이게 남북으로 안 움직이니까 비가 안 오는 곳은 계속 가물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앵커]

거기서 기단이 움직이지 못하고 이른바 정체하고 있는 현상. 블로킹 효과라고 하나요. 위쪽에서 막고 있는 기단이 또 있고 그랬던 모양이죠?

[오재호]

오호츠크해 쪽에서 우리가 저지고기압이라고 하고 속된 말로는 알박기 고기압이라고 해서 얘가 생기면 움직일 생각을 안 합니다. 그리고 또 느닷없이 움직임이 와버리고 그래서 예측하기가 힘든 그런 현상입니다.

그런데 지금 유럽 쪽에서는 굉장히 폭염이 있는 것도 그런 저지고기압 영향이고 금년 봄에 인도 쪽에서 폭염이 나온 것도 그런 영향이고 우리나라에는 북쪽의 찬 기단이 내려오는 그 위치에서 계속 남북으로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남쪽에서는 서늘한 공기가 들어오고 북쪽에서는 찬공기가 들어오면서 뭉게구름이 굉장히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한쪽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폭염이 이어지고요, 이런 현상들, 이게 우리는 이것 역시 기상이변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마는 이게 데이터로 실증된 건가요?

[오재호]

이번에 비가 많이 올 때 천둥, 번개가 동반하면서 바람도 세게 불었지 않습니까? 이게 전형적인 뭉게구름에 의해서 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뭉게구름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바로 지구온난화하고 조금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에 한 게 바로 그렇게 1:1로 대응을 못해도 전 세계적으로 보면 비가 몰려오고 또 가물 때는 가물고 이런 것들은 아마 지구온난화와 관계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는 앞서 말씀드렸던 115년 만에 내린 이런 기록적인 폭우라는 표현 자체가 사실은 기상이변의 맥락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라면 기존의 통계를 우리가 잊어버려야 한다는 건가요?

[오재호]

지금은 100년 빈도니, 500년 빈도 잘 쓰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뭔가 하면 빈도를 이야기할 때는 평균값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건데 지금은 평균이 변해가니까요. 그래서 아마 재해 대책하는 것도 빈도를 가지고 하는 것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대응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이번에 기사들을 보면 정체전선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죠. 얼마 전부터 장마전선이라는 말 대신 정체전선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요. 그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오재호]

장마전선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정체전선인데 지금 쓰는 정체전선은 우리가 남북의 지금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걸쳐 있는 게 전혀 움직이지 않으니까 정체전선을 쓰고 있습니다.

장마전선이라고 쓰는 것은 비슷한 개념인데 얘는 통상적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왔다 이렇게 남북으로 움직여가면서 있는 거니까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고 또 지금 쓰는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안 움직이고 정말 정체해 있는 거라서 그렇게 구별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상 현상이 좀 더 불규칙해지다 보니까 기존의 장마라는 개념, 장마전선이라는 개념보다는 정체전선이라는 개념이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이렇게 해석하는 건가요?

[오재호]

그렇게 해석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비가 더 온다고 그래서, 추가로 온다고 해서 걱정인데요. 주말에도 비가 다시 오기 시작해서 광복절부터 해서 다음 주에 더 강한 비가 예보돼 있다고요?

[오재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북태평양고기압하고 태백고기압이 정체를 하고 있는데 힘이 얘가 밀고 갈 정도도 아니고 적당한데 태풍 메아리가 생기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밑으로 자꾸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비 오던 것도 조금은 남쪽지방으로 내려갔죠.

그런데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지금 시기적으로 태백고기압이 그대로 밀고 남쪽으로 내려올 시기는 아니기 때문에 다시 북태평양고기압이 원상태로 복귀하지 않겠느냐. 그러면 8월 초 7월 말에 우리나라에 호우가 왔던 그 상태가 또 유지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아마 주말에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8월 중순까지도 계속 우리가 비 피해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추가적인 변수가 있겠습니까?

[오재호]

저지고기압, 앞에 말씀드린 그게 움직여줘야지 상황이 바뀌는데 불행하게도 그것이 언제쯤 움직인다, 어떻게 움직일 거라는 건 지금 예견하기 힘든 것이고요. 그나마 시기적으로 어느 정도 이제는 기간이 좀 됐기 때문에 8월 중순쯤 되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를 테면 태풍 같은 것도 올 수 있다고 하고요. 태풍 발생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오재호]

태풍은 열대 태평양이 라니냐라고 해서 필리핀 쪽이 좀 따뜻합니다. 그래서 태풍 발생 가능성은 좀 더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태풍이 그쪽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꼭 우리나라에 오는 것도 아니고 이게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갈 수도 있고 또는 일본 동쪽으로 처질 수도 있고. 그래서 태풍 발생하는 거는 저희들이 조금 더 평년보다 한두 개 더 있을 거라고 보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풍 수명이 대개 7~10일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10월 말, 11월까지는 태풍이 계속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인데 그게 어떻게 가리라는 건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풍에 대해서 예견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이상 기상 현상이라든가 날씨가 급변하는 그런 현상이 앞으로도 더 잦아질 가능성은 높아질 것 같은데요, 말씀 들어보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보다 정확한 예보 그리고 대응 시스템이 완비돼야 할 것 같은데 현재 기상청의 예보 능력이라든가 이런 것도 좀 더 보완할 측면이 있는 건가요?

[오재호]

완벽하지 않으니까 보완은 늘 해야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크게 그걸 고쳐야 될 만큼 그렇게 못하지도 않습니다. 세계에서 한 7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고. 다시 말씀드리면 이번에 정체전선 생기는 것도 기상청에서 예측은 쭉 해 왔죠.

문제는 뭔가 하면 그 정체전선 안에 있는 뭉게구름 각각이 어떤 빠른 속도로 얼마나 큰 놈이 생기겠느냐 거기까지는 아마 예견하기가 지금의 과학으로서는 조금 무리인 것 같고요.

[앵커]

시민들 입장에서는 각자 개인 차원에서도 비 피해가 어떻게 될지, 퇴근길에 비가 어떻게 내릴지 이번처럼 퇴근길이 갑자기 침수되거나 이런 일은 없을지 한 30분 후, 1시간 후, 2시간 후를 예측하고 싶은 건데 사실 기상청 앱 같은 걸 보더라도 최근에 새로 생긴 기능들이 있더라고요.

이를테면 초단기 예보 시스템 이런 것도 있고 몇십 분 후, 1시간 후에 비가 어느 정도 올지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시스템도 있던데 그런 시스템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 되는 건가요?

[오재호]

초단기는 신뢰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다만 그걸 결정을 해서 언론을 통해서 또는 언론 매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발표할 때는 벌써 1시간, 1시간 반이 지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막 비를 맞고 있는데 비가 많이 오겠습니다 하는 꼴이 되니까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기상청에서 알고 있어도 조금 자제하는 그런 상황도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초단기 예보 시스템은 상당히 신뢰성이 있다고 하셨고요. 시청자 여러분도 기상청의 앱을 통해서 충분히 개인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으니까 앞으로 폭우가 예상될 때는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명예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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