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특혜" "MB·김경수 제외 아쉬워"..8·15 사면 반응 제각각

이영실 기자 2022. 8. 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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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감흥 없는 실무형 사면" 비판
민주 "통합과 포용의 정치에 아쉬움"
시민단체 "경제 정의 후퇴" 유감표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8·15 광복절 사면을 단행하자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친이명박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빠지자 불만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제외되자 비판의 날을 세웠다.

‘8·15 특사’ 복권, 인사하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사면은 정치의 잣대로 하는 국정 이벤트 행사인데 검찰의 잣대로 한 8·15특사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밋밋한 실무형 사면에 불과했다”며 “좋은 반전의 기회였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병국 전 의원은 “사면이라는 대통령 고유권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정치권에서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거라고 했는데 사면을 안 함으로써 정치적 해석을 하게 만들지 않느냐. 그게 오히려 윤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절대적 지지층 선까지도 무너지지 않았나. 그렇다면 집토끼부터 잡아야 한다”며 “그게 기반이 돼야 중도층도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해진 의원도 “이번에는 당연히 이 전 대통령이 사면될 걸로 생각했다”면서 “여론 부담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못했다는 건 사리에 안 맞는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외하면 사면 대상자로 거론됐던 이들 대부분에 대한 사면 찬성률은 절반 이하인데, 그럼 이 부회장 한 사람 말고는 사면해 줄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치인이 제외된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생과 경제 회복은 ‘특별사면’이 아니라 대통령의 유능함에 달렸다”며 “이번 사면이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디딤돌이 되지 못한 만큼 후보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강조하셨던 윤 대통령의 통합과 포용의 정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을 할 때 정치인을 포함한 게 관례인데 이번에 유독 정치인만 제외하는 것이 타당한지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여전히 국민통합은 온데간데없고 전례 없는, 경제인에 대한 말 그대로 ‘특별한 사면’을 해준 경우”라며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이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사면은 반드시 실시해야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첫 사면은 결국 실패”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동영 대변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 및 복권에 대해 “또 돈 앞에 사법 정의가 무너졌다. 강자만을 위한 ‘윤석열식 법치’의 민낯을 확인하는 순간”이라며 “때 되면 다 풀어줄 거라면 재판은 뭣 하러 하느냐”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경제인들이 특별사면 대상에 오른 것에 대해 “경제 정의와 경제 민주화가 후퇴하게 됐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사면으로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 불신과 정경유착 위험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 해소가 요원해졌다”며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으로 여전히 형사재판을 받는 만큼 복권이 더욱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도 공동성명에서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가 또다시 자행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감형·복권·감면조치 안건을 일괄 상정하면서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면 대상과 범위는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넓게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정부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부문 긴축과 지출 구조조정, 그리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재정 여력으로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두텁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면은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노사 통합 및 사회적 약자 배려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특별사면이 경제위기 극복에 활력소가 되고 사회 통합의 희망이 되길 바라며, 코로나19와 무더위, 최근 폭우 피해로 지칠 대로 지친 국민께 희망에 찬 소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국정농단 사건’ 유죄 판결로 취업이 제한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4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실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들은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이라는 기조에 따라 특사 명단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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