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폭우' 그 이후..여도야도 '말.잇.못'

임종빈 2022. 8. 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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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일) 수해 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오늘(1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부터 숙였습니다.

김 의원은 이어 "저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다시 한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1분 반 가량의 사과문 발표 동안 김 의원의 목소리는 여러 차례 대변인을 역임했다고 보기 힘들만큼 낮고 파르르 떨렸습니다.

김 의원은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닫았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윤리위 회부 입장을 알았느냐, 언제까지 수해 봉사 할 거냐 등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의원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은 채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오늘 오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박홍근 원내대표. 폭우로 침수된 반지하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일가족 장례식에 다녀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약 30초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힘겹게 다시 말문을 연 박 원내대표는 "겹겹으로 소외되어 재해 무방비였던 그분들이 물에 갇혀 두렵게 죽음을 맞은 건 우리 사회 취약한 구조와 안일한 대응이 빚은 희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발언 파문이 워낙 컸지만, 수해 현장에서 여당도 야당도 냉담한 민심을 직시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의힘 자원 봉사 활동을 향해서는 "왜 길을 막아서 장사를 방해하냐"는 시장 상인의 거센 항의가 있었고, 하루 먼저인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이재민 임시대피소를 찾은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당시 이재민들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우리를 못살게 하지 않았나. 부동산 문제도 그렇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을 '빚쟁이'로 만들지 않았냐"며 질타했습니다.

결국, 일회성 보여주기 행보보다는, 진심이 담긴 실질적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앞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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