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mental] 덕장, 한국형 진성 리더십의 실제 사례

정지훈 기자 입력 2022. 8. 12. 19:04 수정 2022. 8. 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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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상우 박사, 에디터=류청]


덕장(德將)은 한국형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지닌 지도자라고 풀어 쓸 수 있다. 선수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마음을 움직여 팀을 하나로 만드는 이다.


한국형 진성 리더십(홍영인,이용현, 2019)은 지도자가 팀의 모든 구성원에게 진정성 있는 말과 행동을 발휘하여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리더십이다. 진성 리더십의 요인은 자기성장, 진실한 태도, 균형 잡힌 지도행동, 인간적인 소통 등의 4가지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형 진성 리더십을 대표할 수 있는 지도자로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을 말할 수 있다.


지도자가 선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진심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믿음과 신뢰는 단 시간에 형성 되기가 매우 어려우며 많은 시간이 지나야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한국형 진성 리더십은 지도자와 선수 간에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발휘하기가 매우 어려운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스포츠 현장에서 한국형 진성 리더십의 좋은 사례가 나왔다.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을 3년째 이끌고 있는 송주희 감독이다. 경주한수원은 최근 2년간 크고 작은 대회에서 번번이 인천현대제철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그러나 최근 창녕에서 진행된 제21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 대회 결승에서는 인천현대제철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승보다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어떻게 진성성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는가 하는 점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확진 등 부상 선수가 많았고 경주의 날씨는 어느때보다 무덥고 습했다. 모두 강도 높은 훈련을 예상했지만 송 감독은 오히려 힘을 빼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집중했다. 훈련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여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였고 단체로 영화관에 가서 영화 보기 등의 팀 빌딩(Team Building) 활동을 추가하여 팀 응집력을 관리했다. 실제로 워터파크, 볼링 등도 계획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아쉽게 취소됐다. 이는 당시 송 감독이 어려운 팀 상황에서 훈련보다 팀 구성원의 마음과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을 알 수 있다(균형 잡힌 지도행동).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선수권 예선 첫 경기에서 인천현대제철에게 2-1 역전패를 당했다. 강한 심리적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송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며 팀을 재정비한다. 재정비하는 방법은 조금 달랐다. 패배의 원인을 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있음을 코칭 스태프에게 제일 먼저 알렸고 이는 코칭 스태프가 다시 심기일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팀의 수장이 자신의 실수를 먼저 인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의기소침하는 선수들에게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등의 진정성 있는 코멘트를 통해 선수들의 용기를 다시 이끌어냈다. 이는 비겨도 예선 탈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청에 2-1로 역전 승리하며 팀이 전화위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자기성장).


이번 대회에서 경주한수원은 매 경기 출전 선수 명단을 7~8명씩 바꾸며 로테이션을 진행했다. 올 시즌 WK리그에서 베스트 일레븐을 구성하여 리그를 운영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송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고 싶었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경기 출전 기준은 엄격했다. 이름값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출전시키지 않았고 철저하게 컨디션과 실력을 봤다. 이 기준은 팀이 경기를 할수록 더욱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고, 자고 있던 위닝멘탈리티를 다시 깨우게 된다. 엄격한 기준을 통한 로테이션은 팀 선수들의 동기 수준을 높였고 팀에 대한 소속감과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면서 팀 응집력 향상으로 이어지게 됐다(진실한 태도).


송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정신 건강 관리에 더 집중했다. 팀의 모든 스케줄을 취소하고 단체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당시 송 감독은 회복 훈련보다 선수들의 정신 건강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팀 선수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고려했고 여자 선수들이 좋아하는 파스타, 피자, 샐러드를 맛있게 먹으며 대화할 수 있게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러한 송 감독의 배려와 선택은 팀 선수들의 정신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새로운 공간에서 선수들이 식사를 하게 되면서 대화의 빈도가 높아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회 응집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당시 식사는 3시간 가량 진행됐다. 결승전을 앞둔 상황에서 회복 훈련을 하지 않고 정신을 관리하기 위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었다. 그것은 팀의 핵심 공격수 나히(외국인 선수)의 사회적 태만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나희는 자타공인 W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희의 경기력은 송 감독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고 불을 빼앗기면 뛰지 않고 걸어 다녔다. 이러한 나희의 사회적 태만을 관리하기 위해 송 감독은 1대1 면담을 진행했다.


“심판의 판정은 내가 항의할 테니 나희, 너는 경기에만 집중해줬으면 좋겠어. 특히, 내일 경기는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 송감독은나희에게 최대한 화를 내지 않고 진심을 전했다. 이후 나희는 결승전에서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지도자와 선수 간에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인간적인 소통).


이번 한국형 진성 리더십의 좋은 사례는 스포츠 현장에서 활동하는 지도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진성 리더십을 연구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와 선수간에 진심을 주고받을 수 없다면 아무리 좋은 훈련과 전략이 있어도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홍영인, 이용현(2019). 스포츠 지도자의 진성리더십 척도개발 및 타당화. 한국스포츠심리학회지, 30(2), 73-87.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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