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재벌 친족 '절반' 줄어든다..사실혼 배우자는 포함

황인표 기자 입력 2022. 8.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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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현장 오늘 '이슈체크'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집단은 회사를 지배하는 총수의 특수 관계까지 포함해서 주신 소유 현황 등 각종 신고 의무를 지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특수 관계에 포함되는 친족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혈연 관계인 혈족은 6촌에서 4촌으로, 혼인 관계인 인척은 4촌에서 3촌으로 줄인다는 겁니다. 친족 범위를 좁히는 게 기업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앵커] 

공정위가 대기업 집단 총수의 친족 범위를 줄이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총수, 친족 조금 어려운 말 같습니다. 친족 범위가 왜 기업들의 규제 범위가 되고 있습니까?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친족이 갖고 있는 주식 소유가 많아지면 기업 지배력이 더 커져서 사익 편취를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사익 편취를 못하게 총수 친족 제한을 하는 건데 이런 총수를 지정한다. 그런 제도인데 제도 자체가 사익 편취 못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까?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별로 제가 보기엔 큰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서 6촌 이내의 친족, 4촌 이내의 인척이 소유하고 있는 총수가 관계하는 회사의 주식 현황을 파악해서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돼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총수는 친척이 100명도 넘는데 아무런 조사권이 없는 총수가 무슨 수로 모든 친척의 주식 소유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개인 정보 침해를 이유로 협조를 거부하는 친척도 있고 매년 모든 친척의 혼인, 이혼, 출산 여부까지 다 파악해야 되거든요. 만약 허위 보고를 하면 총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총수 또는 직원들이 엄청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해서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죠. 

[앵커] 
친족 파악도 제대로 안 되는데 개인 정보도 있는데 그걸 다 파악해서 조금이라도 뭔가를 빠뜨리면 총수가 법적 책임을 진다. 굉장히 총수에게는 무거운 짐이 될 거 같은데요. 이번에 공정위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총수의 특수 관계인 안에 들어가는 친족 범위를 혈족은 6촌에서 4촌, 인척은 4촌에서 3촌으로 줄인다. 조금 범위를 줄이는 건데 좀 실효성이 있을까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 기준 자체가 혈연이 강조되는 과거의 기준입니다. 현대는 가족 범위가 상당히 좁아졌어요. 그래서 사회 현실과 경제 현실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이런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건데 제가 보기에는 이것 가지고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의 경우 대기업 규제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대신 세법을 보면 적격 친척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적격 친척의 범위는 미성년 자녀라든지 형제, 자매, 부모, 조부모, 조카, 삼촌, 이모까지. 이정도입니다. 영국,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현재 우리나라는 핵가족호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아직도 사촌에서 삼촌, 육촌에서 사촌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고. 특히 공정거래소는 친인척뿐만 아니라 사회 이사, 기업일 출연한 재단의 공익 법인의 임원의 주식 소유까지 전부 파악하고 있어서 이렇게 가족 범위를 약간 줄였다고 해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혈족, 친족 범위를 줄였다고 해서 큰 의미는 없다. 대기업 총수 지정 제도라는 게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규제입니까?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네. 세계에서 다른 나라는 없는 거죠. 

[앵커] 

우리 기업만 불형평적인 규제를 받고 있네요. 아까 말씀하실 때 신고를 하기 어려워서 뭔ㄱ 누락하면 총수가 법적인 책임을 진다고 했잖아요. 이런 걸 고칠 수 없는 건가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법적으로는 의무를 총수에게 지었기 때문에 그런데 총수는 사실 법적으로는 아까 특수 관계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법에는 총수를 동일인이라고 하고 친족, 또는 인촉을 동일인 관련자라고 합니다. 동일인 관련자를 조사할 권한도 없고 총수가 조사할 시간도 없을 겁니다. 결국 회사 직원을 시키게 되겠죠. 그런데 회사 직원도 경찰, 검사처럼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조사가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자료를 잘못 제출하거나 누락되더라도 확인이 안 되고 지정 자료를 제출할 때 동일인이 자필로 서명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실제로 고발은 총수가 되는 거죠. 이처럼 자료 누락이나 미제출에 대한 책임은 모두 총수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교수님 말씀 듣고 보니 총수에 대해서 연좌제 그물 같은 느낌을 받는데요. 이번에 대상을 조금 친족 범위를 줄이기로 하면서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더군요. 말씀하신 동일인의 자녀가 있는 사실혼 배우자를 추가하겠다. 이거는 무슨 뜻입니까?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저는 굉장히 잘 못된 거라고 보는데요. 사실혼이냐 아니냐는 개인의 사생활 문제입니다. 법적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법률상 사실혼 관계가 문제가 되는 건 사실혼 당사자가 혼인 관계가 있다는 걸 주장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이 사망했다면 그 부인이 산재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처럼 뭔가 혜택을 받기 위해서 주장할 수 있는 것이지 이걸 기업 총수에게 자녀가 있는 자신의 사실혼 관계가 있음을 신고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부실 신고에 대해서는 처벌하겠다는 것입니다. 총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고 국가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공정위는 규제의 사각지대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러면서 특정 기업을 예시도 했더라고요. 규제의 사각지대.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간다고 의심하는 거 같아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는데 그렇지만 그건 작은 부분이고 우리 모든 국민들의 자유로운 사생활을 위해서는 이런 것을 국가가 해서는 안되죠. 

[앵커] 

또 하나 이번에 대기업 총수의 외국인을 지정하려고 했다가 미루고 못했는데 하려고 했던 이유, 왜 못했나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우리 사실은 한국인만 유착이 되는 게 아니냐. 한국에 와서 대기업을 운영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는데 그 기업들은 다 빠져나가고 한국 사람만 한국 총수들만 이런 엄청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이 되면 약 마흔개 정도의 규제가 가해지거든요. 굉장히 골치 아픕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에스오일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가, 즉 사우디 왕실이 주인입니다. 그리고 한국 GM의 경우도 외국인이란 말이죠. 이런 경우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쿠팡의 경우 딱히 법인으로 지정하기 어려우니까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미국 상무부 차관 머리사 라고가 5월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정상회담 실무 회의를 했습니다. 그때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해서는 아주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보였습니다. 특히 한미 FTA 위반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투자자 국가 간의 소송, ISD 소송이라고 하는데 투자자는 미국이고 국가는 한국이죠. 그래서 투자자와 국가 간의 소송이 있을 수 있고 미국 무역 대표부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미국 통상마찰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서 잭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외국인이 국내 대규모 투자를 할 때도 이것이 또 하나의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거죠. 저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아서 한국만의 문제가 자꾸 생기는 거거든요. 

[앵커] 

윤석열 정부가 규제 완화로 기업 활력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교수님 말씀 듣고 보니 우리나라 공정거래법 지나치게 규제적으로 들리네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그렇습니다. 공정거래법이 특히 규제 중에 가장 힘든 규제자 공정거래법상의 규제입니다. 너무 공시 요구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업 직원들이 우리나라 76개의 기업들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돼있는데 5조 이상은 공시 대상 집단이고 10조 이상은 상호출자제한 집단으로 돼있습니다. 그래서 총 지금 76개의 대기업 집단이 지정돼있습니다. 이들은 전부 공정거래위원회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수많은 뛰어난 직원들이 거기서 근무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엄청난 인력 낭비라고 생각되거든요. 왜 필요한 공시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공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세밀 제한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까 제가 마흔 개 정도 규제가 있다고 했는데 대표적 규제 법률이 공정거래법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친족, 인촉 범위를 약간 줄인다는 건 미흡한 규제 완화일 뿐이라고 생각되고. 제가 보기에는 대기업 집단 지정제도 자체를 폐기해야 될 때가 됐지 않나. 이게 1987년에 갑자기 시행된 제도거든요. 이게 30년 가까이 규제로 작용돼왔기 때문에 그리고 형사 처벌이 굉장히 강합니다. 행정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하거나 기피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어서 타당하지 않겠나. 

[앵커] 

대기업 집단 총수의 친족 범위를 조정할 게 아니라 대기업 집단 제도 자체를 폐지하라는 주장으로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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