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경제인 IN 정치인 OUT..다음주 100일 회견
광복절 특사 명단이 오늘(12일) 발표됐습니다. 경제인은 IN, 정치인은 OUT이었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름을 올렸고,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는 빠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취임 100일을 맞아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확정을 했는데요. 관련 소식들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민생 특사 > 다음 주 월요일은 광복절입니다. 조국의 해방도 기쁘지만, 빨간 날이라 두 배로 기쁜 날이죠. 물론 우리 복 국장은 "그날도 출근!"을 명하셨지만 말입니다. 자, 올해도 광복절을 기념한 대통령의 '특별 사면'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출근길 도어스테핑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 이번 사면을 어떤 기준으로 단행했는지 직접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인 올려! 정치인 내려!'인데요.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지금 뭐 전 세계적으로 이런 경제의 불안과 이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고, 또 민생이라는 것은 정부도 챙겨야 하지만 경제가 또 활발히 돌아갈 때 거기에서 숨통이 트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어 주무 부처인 법무부 한동훈 장관이 직접 명단을 발표했는데요. 한 장관 역시 "민생 경제의 저변에 역동성과 활력을 재고하기 위해 사면대상자를 선정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경제인과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그리고 노사관계자를 포함해 총 1693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주요 경제인으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특별복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특별사면 및 복권, 일시적 자금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서 처벌받은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생활고로 인해서 생필품 등을 훔치다가 적발된 생계형 절도범…]
이로써 삼성과 롯데 등 대기업 경영진의 정상적 경영활동이 가능해졌습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형기는 끝났지만 특가법상 5년 취업제한이 걸려 있었는데, 이 족쇄를 벗게 된 거죠. 오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또 다른 재판에 출석한 상황에서 복권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정치인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전직 대통령 MB, 김경수 전 경남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까지. 그간 물망에 오르던 인사들이 모두 빠졌습니다. 특히 MB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언급해왔던 인사기에, 갑작스런 '계기'가 있지 않았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8일) :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모습이 국제적으로나 우리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나 그게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9일) : {혹시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신 건지요?} 그건 뭐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을 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습니까,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서라도.]
사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적인 '공감대'입니다. 헌법을 초월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죄를 없애는 것이기에,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죠. 그런데 MB의 경우 부정적 여론이 늘 우세했고, 최근 지지율 30% 선이 무너진 윤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겠죠.
오늘 자 갤럽 지지율 보겠습니다.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5%, 부정 평가는 66%인데요. 그나마 지난주에 비해선 긍정 평가가 1%p 올라 하락세를 멈춰 세웠습니다. 여기서 MB 사면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생기는 걸 피했다는 분석입니다.
[제26회 임시 국무회의 :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넓게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사자인 MB의 심경도 궁금합니다.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전한 내용인데요.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난 10일) : 이명박 대통령은 첫 마디가 '윤석열 대통령 생각이 있을 것 아니냐' 두 번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내 사면을 안 하는 것이 도움 된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그리고 그래도 내가 대통령을 했던 사람인데, (국가와 당이 안정된다면) 그거 나 받아들이겠다' 오히려 나보고 어디 나가서 너무 사면 안 해줬다고 이야기하지 말라고 나보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다만 친이계 인사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요. '지지율 때문에 약속을 깨느냐' 어리석은 결정을 했단 주장입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사면이라는 제도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호응 받기 어려운 제도입니다. 당사자들이 좋지, 나머지 사람들은 불평등하게 느낄 것 아닙니까? 큰 틀에서 나라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결단해서 하는 것인데.]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난 10일) : 정치적 결단이니까 '국민 여러분들 저를 이해해 주십시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지지도를 올리는 길이지. 이건 아주 하수 중의 하수죠.]
전직 대통령들 역시 사면 때마다 숱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의적인 기준, 원칙없는 결정, 측근 챙기기 등인데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랜 지인이자 후원자인 강금원 전 창신섬유 대표를 형 확정 6개월 만에 사면했고, 또 임기 말엔 박지원 전 비서실장 등 최측근 인사를 대거 사면했습니다. MB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고 이건희 삼성회장을 '원포인트' 사면,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사면·복권을 단행했습니다. 뇌물·배임·횡령 등 '5대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어겼다는 비판을 받았죠.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사면권' 자체에 대한 논쟁도 뜨거운데요.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특사,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박경미/당시 청와대 대변인 (지난해 12월 24일) :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대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 100일 기자회견 > 다음 주 월요일은 광복절, 수요일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입니다. 다음 주에 쏟아질 뉴스거리가 벌써부터 눈에 선한데요. 참, 그런데 우리 정회원들은 기념일 같은 거 잘 챙기는 스타일이신가요? 저는 사실 조금 무딘 스타일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10일) : {취임 한 달째인데 국민께 한마디 해 주시겠어요?} 제가 어제 말씀드렸잖아요. 일이 중요하지, 무슨 한 달 되고 100일 되고 한다고 해서 거기에 무슨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있냐.]
윤 대통령도 굳이 따지자면 무딘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지난 100일을 반추하고 국민들의 뜻을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고심이 깊었는데요. 오늘 대통령실의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오는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40분간 100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모두발언을 하고, 이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6월 10일) : 매일 우리 기자분들 만나니까…아침 식사들 잘 하셨습니까? 그래요. 뭐 궁금한 거 있습니까?]
그렇죠. 이벤트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과 한 번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쉬운 일일 겁니다.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고요. 30% 선을 밑도는 국정 지지율, 대통령실 인적 쇄신 논란을 비롯해 지난 100일간의 전체적인 국정 상황을 돌아보는 기회가 될 걸로 보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국정동력을 되살리는 '반전'을 꾀할 수도 있겠죠.
그러려면 원인 파악이 우선입니다. 오늘 자 갤럽조사, 국정수행 부정 평가 이유를 물었는데요. 첫 번째는 인사, 24% 차지했고요. 이어서 경험 ·자질 부족, 재난대응, 독단적, 소통미흡에 민생을 살피지 않음 등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인사 문제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박순애/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8일) :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합니다.]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0일) :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지지율 하락세가 멈춘 요인, 그나마 박순애 전 장관이 사퇴해서라는 분석이 나오죠. 뭔가 좀 수습이 되나 했더니, 이번 폭우 피해 대응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헛발질'이 연달아 터졌습니다. 폭우로 사망한 일가족이 살던 반지하 주택을 국정 홍보물의 배경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한 걸 두고 "사과라고 생각 안 한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죠.
[하천홍수 및 도시침수 관련 대책회의 (지난 10일) :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께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어떻게 그런 엉터리 참모들만 모여 있느냐. 비 오면 퇴근 안 하냐. 그 비가 보통 비냐고요. {그렇죠. 폭우로 돼 있고.} 그리고 반지하.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대통령실 아니냐. 최소한 비서실장 이런 분들은 책임을 물어야 된다.]
여론조사 하나 더 보겠습니다. 현 정부에 인적 쇄신이 필요하냐고 물었고요. 전면 쇄신이 과반 이상, 부분적 쇄신도 20%. 합쳐서 78%가 쇄신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친 이준석계로 불렸던 박민영 청년 대변인을 발탁해 '쓴소리도 적극 듣겠다'는 사인을 보내긴 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농축수산물 수급 및 물가 동향 점검 (어제) : 오늘 장 많이 보십시오. {네.} 제가 넣어드릴까요? {감사합니다.} 올해 추석이 일러서 당도가 좀 떨어질 것 같은데 괜찮습니까? 오늘도 저희가 추석 민생 물가 대책 회의를 하고 왔는데, {물가 안정이 제일 우선인 것 같아요.} 장바구니 물가를 확실하게 잡을 테니까. {국민이 또 밥상머리가 또 행복해야 우리 대통령님께서도 행복하시잖아요.} 그러니까요. {많이 도와주시고.} 오늘 배추 몇 포기나 사셨어요?]
폭우 초기 대응 논란이 일어난 후, 윤 대통령은 이번 주 내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반지하 주택과 옹벽이 무너진 아파트 그리고 추석 물가 점검을 위해 직접 마트를 찾기도 했죠.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 도어스테핑 현장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이렇게 걸어가면서 바로 질문을 받았다면, 오늘은 입구에 멈춰선 채로 모두발언을 하고 그 후에 질문을 받았습니다. 메시지가 더 정제됐고,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어떨까요. 취임 100일을 맞이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봐도 괜찮을까요?
이번 주 내내 분량조절에 실패한 저. 오늘까지만 국장께 배 째겠습니다. 다음 주부턴 진짜 뉴스픽 5! 할 거고요. 오늘은 들어가서 3픽 더 살펴봅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비 왔으면' 김성원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주호영 "윤리위 밟아야"
- 윤 대통령 지지율 25%…MB 다음으로 낮아ㅣ한국갤럽
-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갔더니 인분이…입주 예정자들 '분통'
- "손! 손! 숨 쉬어!"…'신림 반지하' 의인들이 만든 3분 기적
- 존슨앤드존슨, '발암 논란' 베이비파우더 전 세계 판매 중단
- [단독] 이창수 "문 전 사위 사건 관할지는 서울"…전주에서 가져오나
- '대통령 4년 중임제' 띄운 조국…야권발 '개헌론' 불붙나
- "무서워서 외식 못 해요"…냉면 한 그릇 '1만2천원' 육박
- "조국당 가겠다" "우원식 누가 뽑았나"…추미애 패배에 뿔난 당원들
- 총선 참패 분석 '삐그덕'…백서특위 '한동훈 책임론' 제기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