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화재 텐센트 중국 합작법인 설립

손일선,신찬옥 2022. 8.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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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 합작법인 설립 승인
12억 위챗 사용자 잠재고객으로
1100억 유상증자
中법인명은 삼성재산보험
대규모 SNS '위챗' 활용
中 보험시장 공략 재도전

국내 1위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가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손잡고 연내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삼성화재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텐센트 '위챗'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온라인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중국 금융당국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 중국법인(삼성재산보험)은 지난 11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텐센트 등과 합작법인 설립 승인을 받았다. 양 사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지 2년여 만이다. 삼성화재는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12억명에 달하는 위챗 사용자를 잠재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중국 기업보험을 넘어 개인보험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합작법인은 5억5200만위안(약 1100억원)을 유상증자하게 된다. 이 중 텐센트는 2억8000만위안(약 540억원)을 출자한다. 삼성화재는 37%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가 됐다. 합작법인 사명도 삼성재산보험을 사용한다. 텐센트는 32%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 이 밖에 위싱과학기술회사·맘바트투자발전이 각각 11.5%, 궈하이투자발전·보위펀드가 각각 4%의 지분을 보유한다.

삼성화재는 2020년부터 중국 현지 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텐센트 등의 투자를 받아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지만 한동안 결실을 맺지 못했다.

특히 작년에는 중국 정부가 텐센트 같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합작법인 설립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화재 중국법인과 주중한국대사관이 지속적으로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결국 2년여 만에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유복근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한국 보험사들의 중국시장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향후 5년 안에 일반보험 해외사업 기여도를 현 수준(30%)에서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영국, 미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등 8개 국가에 진출했다.

삼성화재가 중국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95년 베이징(북경)사무소를 설립하면서다. 2005년에는 중국 내 외국 보험사 중 최초로 단독법인을 설립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외국계 보험사의 한계에 봉착했다.

활로를 모색하던 삼성화재는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인 텐센트를 합작파트너로 정하고 사업 확대를 도모해왔다. 이번에 합작법인 승인을 받으면서 삼성재산보험은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인 위챗을 활용해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의 보험상품 개발력과 텐센트의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결합하면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 성장과 생태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695억위안(약 46조1788억원)으로 2013년(318억위안) 대비 약 8.4배 성장했다.

외국계 보험사가 중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중국 보험연감 통계에 따르면 외국계 보험회사의 중국 보험시장 점유율은 7.33%(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0년부터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금융시장 개방에 박차를 가하면서 외국계 금융사들도 진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외에 다른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회사는 몇 년 전부터 4대 해외사업 확장 전략을 세우고 관련 조직과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세계 보험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전 세계 한국계 시장의 해외 영업을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만들었고, 해외 거점의 운영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해외 통합 시스템도 구축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내부 인력을 키우고, 해외사업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인적자원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제휴는 물론 인수·합병까지 염두에 둔 내부 의사결정 위원회가 있다는 점도 속도감 있게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로 삼성화재는 세계 재보험 시장에서 지위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캐노피우스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원수·재보험을 인수하는 세계 특종 보험사다. 캐노피우스는 삼성화재의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 10위에서 4위로 몸집을 키웠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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