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전환한 586운동권, 尹 향해 "이재명·문재인 잡겠다고 올인 말라"

김세희 2022. 8. 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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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들이 11일 정치개혁운동 시민단체 '플랫폼 통합과 전환'(운영위원장 주대환)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출범 100일을 앞두고-'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패널들이 11일 정치개혁운동 시민단체 '플랫폼 통합과 전환'(운영위원장 주대환)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출범 100일을 앞두고-'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이재명과 문재인 잡겠다고 올인하지 마라, 섣불리 건드리면 이재명만 키워준다"

진보에서 중도로의 노선 전환을 택한 586운동권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서울대 82학번 586운동권의 맏형인 함운경·최광웅·김대호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1980년대 낡은 운동권 노선을 체현했다고 판단,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적인 지지 노선으로 선회했다. 이들은 11일 정치개혁운동 시민단체 '플랫폼 통합과 전환'(운영위원장 주대환)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출범 100일을 앞두고-'에서 도어스테핑이 가진 맹점과 국정 운영 최우선 과제의 부재, 친한 사람 위주의 공직인사 등을 비판했다.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인물인 함운경 씨(횟집 '네모선장'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과 여권은 세 가지 착각에 빠져있다"며 "'문재인과 이재명만 잡으면 된다'는 착각, '소탈하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탈권위행보를 국민들이 좋아한다'는 착각, '손발 맞는 사람이 잘한다'는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함 씨는 이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가 있느냐"며 "장사, 공장, 어업, 농업 종사자를 기운나게 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며,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듬어주는 것만으로도 2년은 간다"고 강조했다. 또 도어스테핑 관련해서는 "소통은 출근길에 하는게 아니라, 묻고 답하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설명하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소통이 필요한게 아니라 일을 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광웅 데이터정경연구원 원장은 "윤 대통령(정부)의 정체성은 초보운전자"라며 "국정개혁의 동력은 국민적 지지, 국회·언론의 협조 등 3박자가 모두 충족돼야 하지만 소수파로 윤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성급하게 추진한 학제개편 등으로 오히려 개혁동력을 상실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인사는 최고의 정무활동"이라며 "북방정책 기획 등으로 성공한 노태우 정부를 벤치마킹하고, 비경제 분야 개혁에만 올인하다 실패한 김영삼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지지율은 민심의 표현이기 때문에 손발 맞추던 사람들이라도 얼마든지 내칠 수 있다"며 "김대중·김영삼과 같은 거물 정치인들도 국민이 원하면 단 2일, 10일 만에 장관을 바꾼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서 책임장관 제도는 폴리페서들의 허구적 이론"이라고 비판한 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대통령은 아이젠하워와 트럼프의 실패사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정부는 1987년 이후 최약체 정부"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는 사람, 친한 사람 위주의 공직인사, 무모한 도어스테핑, 비호감을 초래하는 말과 태도 등 수많은 정무적 실패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인 오류는 적은 힘으로 얕은 지혜를 키우고 결합하는 정책플랫폼의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 정책플랫폼 초안인 인수위 백서의 중요성과 부실함을 인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또 부실한 인수위 백서는 국정운영 100일 플랜 부재에 따른 이런저런 쏠림과 갈짓자 행보의 근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 윤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수립 △정책실 부활 △정책담당 부실장실 신설 △실력있는 인사의 발굴 등을 제시했다.

이어 "참모를 숨게 만드는 도어스테핑을 대폭 축소하고, 총리·장관·당3역·수석 등이 주요 정책 현안을 브리핑 하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며 "이와 함께 대통령과 국가·정당·정권의 정체성 수립, 비전과 정책 마련, 감동적인 서사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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