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외제차 수천대..무슨일인가 봤더니

박홍주,한상헌 입력 2022. 8. 12. 17:42 수정 2022. 8. 1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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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량 임시 보관 중인
서울대공원 주차장 가보니
폭우 피해 흔적 고스란히
견인차들은 온종일 분주
4대 손보사 접수 침수차
8488건에 피해액 1208억
보험사 직원 "유통 안돼
폐차 처리할 일 산더미"

◆ 수도권 폭우 피해 ◆

12일 침수 차량 임시보관소로 마련된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흙탕물을 뒤집어쓴 침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곳에 임시사무실을 차리고 수백 대에 달하는 침수 차량을 옮겨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12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 지난 8일 수도권을 덮친 기습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임시보관소로 마련된 서울대공원의 드넓은 주차장을 꽉 메우고 있었다. 주차장을 메운 차량들 사이에서 페라리, 포르쉐, 벤츠 등 고가의 외제 차량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비가 그친 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햇볕 아래에서도 임시보관소에 보관 중인 침수 차량은 수해의 흔적을 고스란히 차체에 새기고 있었다. 침수 차량 상당수가 번호판이 없거나 범퍼가 찌그러졌거나 차체 틈에 비닐이나 끈 따위의 쓰레기를 달고 있었다.

몇몇 차량은 폭우 속에서 뒤집어쓴 흙탕물이 햇볕에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일부 차량은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져 한눈에 봐도 복구가 불가능해 보였다.

폭우로 인한 피해 수습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이날까지도 주차장에는 견인차가 계속 오가며 침수 차량을 옮기고 있었다. 보험사는 피해 규모 등 상황을 일일이 살피며 대부분의 차량을 폐차시킬 작업에 들어갔다. 임시보관소에 나와 있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도 침수 차량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기본적으로 침수 차량은 유통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폐차가 원칙이라 처리할 일이 산더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약 250대 차량이 임시보호소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사용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은 주차장 한쪽에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사무실을 차리고 구획을 나눠 차량을 보관·관리하고 있다. 임시보관소에 보관 중인 차들의 앞 유리창이나 차체에는 보험사들의 일련번호와 함께 자동차 키, 자동차등록증 유무 등이 표기돼 있었다.

보험사들이 일단 이곳 주차장을 임시로 사용하지만, 피해 규모에 따라 오래 사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공원 주차장은 현재 카카오가 위탁관리하고 있는데, 지난 10일부터 4개 손해보험사에 총 1400여 대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임대했다. 주차장 위탁관리인 곽 모씨는 "보험사들이 최대 3주 동안 주차장 2개 구획을 사용해 차량을 관리하겠다고 전해왔지만, 기간은 유동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는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2일 오전 10시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상위 4대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신고는 총 8488건, 피해 금액은 1208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손해보험사(12개사)의 피해 신고는 9986건, 피해 금액은 1422억1000만원에 달한다. 피해액만 따지면 역대 최고는 태풍 바비와 마이삭이 한반도를 강타한 2020년 7~9월의 1157억원이었다. 그러나 이틀간 내린 기습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 규모가 이를 뛰어넘었다.

[박홍주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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