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인데 덜 행복하다?..佛 학자가 오징어게임으로 풀어냈다 [Books]
무대 밖에선 잔혹한 게임이 펼쳐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VIP'로 불리는 이들의 눈에 456억원을 두고 목숨을 내건 참가자들은 그저 경마장의 말보다 못한 존재다. 마치 로마시대 황제처럼 검투사를 지켜보는 듯한 이들에게 게임 속 상금의 크기는 자신들의 월 수익이나 연봉보다 적은 액수다. 유리막을 사이에 두고 극명하게 벌어지는 빈부격차는 두 집단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행동을 다르게 만든다. 그들이 가진 돈과 행동은 다르지만 시청자들이 두 집단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은 같다. 드라마 속 그 어떤 사람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언뜻 가진 돈과 행복은 비례할 것 같지만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이 드라마 속 등장인물 중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할 일은 없다. 왜 그럴까?
심리학자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저서 '오징어 게임 심리학'에서 '긍정 심리학'에 근거해 이 감정을 설명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학문인 긍정 심리학의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필수적인 욕구를 채우고 여가 생활과 휴가를 즐길 만한 돈이 있다면 사람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허리띠를 졸라맬 정도로 가난하지도 않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하지 않은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미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도 연 소득이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넘어서면 행복감이 소득보다 더디게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카너먼은 소득의 증가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성공도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징어 게임 심리학'은 진짜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위적이고 악몽 같지만, 가짜로 치부하기엔 심리적인 공감대를 끌어내는 '오징어 게임'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고 모순된 행동 속에 숨은 의미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며 드라마 팬들이 느낄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책은 소단원의 마무리마다 '심리학 돋보기로 들여다보기'라는 이름의 코너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연계된 심리학적 지식을 전한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이후 1년이 다 되어가지만 꾸준히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시즌2 제작이 공식화되며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심리학'은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은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서 현대사회의 생존 심리학을 파헤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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